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인 2일 문재인 대통령의 남자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문 대통령의 ‘복심’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유세 지원에 나섰다. 그동안 공개적으로 나서지 않던 임 전 실장과 양 원장까지 총동원된 것이다.
지난해 11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두문불출하던 임 전 실장은 이날 오전 서울 광진을 고민정 후보의 자양사거리 출정식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고 후보는 대통령의 철학을 가장 정확히 이해하는 사람”이라며 고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고 후보와 맞붙은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에 대해선 “콩밭 정치, 과객 정치”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에 맞서 오 후보는 “엄마 뱃속의 아기 캥거루가 떠오른다”며 고 후보를 깎아내렸다. 그는 “(고 후보가) 거의 모든 인터뷰에서 ‘대통령과 친하다’ ‘이낙연이 후원회장’이라고 한다. 엄마 뱃속에서 얼굴만 빼꼼히 내민 아기 캥거루가 생각난다”며 “남의 힘을 빌려 일한다는 사람은 가짜일꾼”이라고 비판했다.
임 전 실장은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전날 “많이 뛰어 달라”며 도움을 부탁해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찬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이 건강 문제로 유세에서 한발 물러서는 등 지원 유세에 나설 인력이 모자란 상황에서 임 전 실장이 나선 것이다. 문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인사들을 내세워 지지층 결집을 꾀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동안 총선 전략 구상에 집중하던 양 원장도 현장으로 나섰다. 그는 고 후보와 민주연구원의 공약이행 정책협약식에 참석해 “고 후보가 당선되면 문 대통령이 참 좋아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양 원장은 서울 동작을 이수진 후보, 중·성동을 박성준 후보와도 정책협약을 맺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