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태어나서부터 부모님 가슴 위에서 심장소리를 들어야만 잠을 잘 정도로 예민했다.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 째깍거리는 시계소리, 이불 뒤척이는 소리에도 잠을 이루지 못할 때가 많았고 더러운 것도 견딜 수 없어 시간만 나면 손을 씻고 옷에 물이 튀어도 갈아입어야 했다. 게다가 몸까지 허약해 신경성 위염, 장염으로 조금만 맵고 짜고 차가운 것은 거의 먹지 못했다. 중학교 때에도 35㎏밖에 되지 않아 ‘뼈다귀가 걸어 다녀. 툭 치면 부러질 것 같아’라는 말을 들었다. 한약도 먹고 병원도 내 집처럼 드나들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고 공기 좋은 곳으로 이사까지 했지만 달라지지 않았다. 짜증만 늘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힘들었다.
주일학교 때부터 오래 신앙생활을 한 나는 예수님을 잘 믿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어느 날 버스 안에서 친구에게 ‘예수님이 부활하셨는데 그분이 하나님’이라며 복음을 전했는데 친구가 “너 봤어?” 하며 “너도 못 봤는데 나보고 믿으라고 하는 거야?” 하는 순간 머리가 하얗게 되며 내 믿음은 송두리째 흔들렸다. 예수님이 부활하셨다니까, 하나님이라니까 그저 그런가보다 했던 나는 친구의 펀치를 맞고 아예 입을 닫고 말았다.
충격으로 간절히 엎드리던 어느 날 ‘이 예수를 하나님이 살리신지라’라는 사도행전 2장이 딱 보였다. ‘뭐? 예수님을 하나님이 살리셨다고?’ 예수님이 전능하신 하나님이니까 스스로 부활했겠지’ 했는데 예수님이 나와 똑같은 사람이었음이 비춰진 것이다. 충격이었다. 부활사건이 처음 듣는 말처럼 들리며 제자들이 왜 목숨까지 버리면서 부활을 전했는지 정확히 알게 됐다. 그리고 ‘넌 거짓말을 위해 죽을 수 있어?’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 봤다. 이 질문 앞에 ‘아! 제자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진짜 봤구나. 그래서 목숨을 버리며 증언했구나.’ 2000년 전 부활하셔서 지금도 살아계신 예수님은 바로 창조주 하나님이셨다.
이 땅에 사람으로 오셔서 나를 위해 죽으시며 다 이뤄주셨는데 나는 지금까지 그런 예수님을 믿지 않았음을 알게 되자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나는 즉시 내가 주인 되어 예수님을 무시하고 살았던 죄를 회개하고 내 마음의 주인으로 영접했다. 그때부터 내 모든 것들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언젠가부터 친구들 사이에 이간질한다는 어이없는 오해로 왕따를 당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의 주인이신 주님은 모든 것을 아시니까 나를 괴롭히는 친구들을 위해 기도하기 시작했다. 얼마 후 친구들의 오해가 풀리며 더 많은 친구들이 내게 다가왔다. 몸도 놀랍게 변화되기 시작했다. ‘너, 얼굴이 많이 부었어!’ 할 정도로 몸무게가 늘었고 맵고 짜고 차가운 음식도 잘 먹었고 자주 앓았던 신경성 위염과 장염도 말끔히 사라졌다.
물방울소리, 시계소리에도 잠을 이루지 못하던 내가 교회 기숙사에서 여럿이 같이 생활하며 정말 상상할 수 없던 단잠을 잔다. ‘너 봤어?’ 한마디에 입을 닫았던 내가 모든 사람이 믿을 수 있는 부활의 확실한 근거를 잡고 새롭게 전도에 불이 붙었다.
예민한 성격 때문에 직장생활을 잘하지 못할 것 같았는데 지금은 벌써 4년차가 됐다. 일을 하다 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 사람들도 만나게 되는데 주님께서 나를 기다려주시고 사랑해주셨던 것처럼 나 또한 주님의 마음으로 섬기며 부활의 기쁜 소식을 전하게 된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라는 말씀처럼 내가 누리는 이 기쁨과 자유를 모든 사람이 누리는 그날까지 복음을 전하며 살 것이다.
이경희 청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