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다우지수 1분기 24% 폭락… 33년 만에 ‘최악’

입력 2020-04-02 04:0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 1분기 세계 주요국 증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분기별 하락폭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미국 다우존스 지수는 24% 넘게 떨어지며 1987년 ‘블랙 먼데이’ 이후 33년 만에 최악의 폭락세를 보였다.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연초 대비 20.7% 폭락한 2584.59까지 떨어졌다. 2008년 4분기(22.6%) 이후 분기별 최대 낙폭이다. 다우 지수는 1분기 만에 24.1% 내린 2만1917.16까지 주저앉았다. 나스닥 지수도 15.3% 주저앉은 7700.10을 기록했다. 피터 오펜하이머 골드만삭스 수석 전략가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에서 20% 이상 폭락하는 데 16일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종전 최고 기록인 1929년의 44일을 뛰어넘은 속도”라고 말했다.

유럽과 아시아 주요국도 ‘코로나 패닉’에 신음했다. 영국 FTSE100 지수는 연초 대비 25% 내린 5671.96을 기록했고, 한국 코스피(-19.3%)와 일본 닛케이225(-18.5%)도 폭락세를 면치 못했다.

2분기 첫날인 1일에도 아시아 증시는 3% 안팎으로 떨어지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1일 코스피 지수는 69.18포인트(3.94%) 내린 1685.46으로 마감하며 다시 17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792억원, 62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개인만 1조1521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홀로 ‘사자’ 흐름을 이어갔다. 코스닥 지수도 3.03% 내린 551.84에 거래를 마쳤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미국에서만 24만명이 숨질 수 있다는 미 백악관의 발표로 공포 심리가 확산됐다”고 말했다. 일본(닛케이, -4.50%)과 중국(상해종합, -0.57%) 등도 약세 마감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2분기에도 세계 경제는 안갯속을 헤맬 전망이다. 코로나 발생국이 206개국, 전 세계 확진자가 84만명을 돌파했다. 골드만삭스는 31일(현지시간) “올 2분기 미국 경제가 34% 역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S&P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재차 0.4% 하향 조정했다. 숀 스나이더 시티 매니지먼트 투자전략책임자는 WJS에 “증시가 V자형 회복을 보일지, 우리 예상보다 (하락세가) 더 오래 지속될지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