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 출연 중인 앙상블 배우 1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1일부터 공연이 잠정 중단됐다. 공연장의 집단 감염 우려가 높아지면서 대형 뮤지컬 ‘드라큘라’도 이날 공연 잠정 중단을 결정했다.
‘오페라의 유령’ 주최 측은 “전날 앙상블 배우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이날부터 잠정적으로 공연이 중단됐다”며 “공연 재개와 관련한 사항은 추후 안내하겠다”고 발표했다. 확진 판정을 받은 배우는 외국 국적으로 지난 2월 중순까지 부산 공연을 마친 후 고국에 돌아갔다가 3주 전 입국해 지난달 14일부터 블루스퀘어 극장에서 진행된 서울 공연에 출연해 왔다. 이 배우는 정상 체온이었지만 일부 감염 유사 증상을 보여 전날 선별진료소를 방문했고 자가격리 중 확진 판정을 받았다. 블루스퀘어는 폐쇄된 채 긴급 방역 조치에 들어갔다.
또 ‘오페라의 유령’ 출연 배우와 스태프 등 국내외 공연 관계자 120여명 전원이 자가격리에 돌입하고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이 중 20여명은 밀접 접촉자로 분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밀폐된 공간인 공연장의 특성과 함께 공연 중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동료 배우에게 감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집단 감염의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주최 측은 확진 배우와 접촉했던 배우 및 스태프들의 코로나19 검사가 끝나는 대로 상황을 투명하게 알리고 추가적인 피해를 막겠다는 계획이다.
주최 측은 국민일보에 “무대와 관객 사이는 4m정도 떨어져있고, 마스크 착용 의무화, 체온 모니터링을 포함해 공연장 내 방역이 철저히 시행됐다”면서도 “현재 확진자 동선 등을 파악하고 있으며, 공연장을 찾은 관객에게도 예매처 공지를 통해 사실을 알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오페라의 유령’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공연계를 강타한 직후 뮤지컬 ‘드라큘라’는 공연 잠정 중단을 결정했다. 제작사 오디컴퍼니는 “선제적 안전 조치와 사회적 거리 두기의 일환으로 12일 공연까지 잠정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앞서 서울시는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모든 공연장에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위한 공연장 잠시멈춤 및 감염예방수칙 엄수 협조요청’ 공문을 지난달 26일 보냈다. 기존의 방역 외에 관객에게 입장 전 발열 등 증상 및 해외방문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극장 안에서 ‘관객 간 거리 2m 유지’ 조항에 대해 공연계에서는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몰아쳤다. 하지만 대학로 소극장에 비해 상황이 나은 대형 공연장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공연계에서는 최악의 경우 공연장 폐쇄 등 추가 조치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박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