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채용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수백명이 집합해 치르던 인적성검사는 온라인으로 대체하고 면접관과의 만남은 노트북을 통해 이뤄진다. 시험감독 부재로 공정성 시비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인공지능(AI)과 웹캠 등도 활용한다.
국내 기업들의 채용은 서류, 필기, 면접 등의 절차로 진행된다. 코로나19로 대면 접촉을 지양하면서 필기 및 면접 전형에 차질이 생겼다. 밀폐된 고사장에 수십명의 지원자들이 붙어 앉아 2~3시간 함께 인적성검사에 응시하는 환경이 코로나19 확산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대면 접촉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면접도 연기되거나 취소됐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무기한 채용 연기가 어려워지면서 ‘언택트’ 채용이 등장했다. 하지만 일부 취업준비생은 언택트 채용이 부정행위에 취약하다고 지적한다. 온라인 채용과정에는 시험감독이 없다. 그룹을 지어 함께 인적성검사에 응하거나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등 오프라인 시험장에서는 허용되지 않을 행위들이 가능하다.
기업들도 이 같은 상황을 우려해 AI, 웹캠 등의 대안을 마련했다. 상반기 신입사원을 모집 중인 현대오일뱅크는 필기 전형을 AI 역량검사로 대체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객관식으로 이뤄지던 인적성검사 대신 AI의 상황별 질문에 답하게 된다. AI 역량검사에 응하는 지원자의 표정, 말투 등도 평가되는데 이를 위해 웹캠을 활용한다. 자연스럽게 지원자를 감독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집합 시험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AI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1도 AI 활용을 고민 중이다. 지난 10일 E1은 신입사원 채용절차 중 필기 전형을 온라인과 오프라인 두 가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세에 온라인 AI 역량검사만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온라인 AI 역량검사에는 정답이 없는 문제로 구성해 부정행위 가능성을 낮출 예정이다. 또 웹캠을 통해 진행과정을 기록해 미연의 상황을 방지할 계획이다.
이미 웹캠을 통해 지원자들을 만난 SK이노베이션도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일 신입사원 심층역량검사를 진행하며 웹캠을 활용했다. 면접관 1명이 심층역량검사 응시 지원자 10명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지원자들이 성실하게 평가에 응하는지 지켜봤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