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하는 모든 것을 영원한 섭리로 이끄시는 삼위일체 하나님이시여, 코로나19의 음침한 골짜기에서 기도 올립니다. 주님의 주권적인 뜻을 찬양합니다. 도무지 다 알지 못하지만 모든 것이 합력해 선을 이루게 하시는 주님의 경륜에 순종하며 감사드립니다.
주님, 21세기의 인류가 존재와 삶의 방식을 성찰하지 않은채 그저 내달려온 길이 무엇이었는지요. 코로나19 상황에서 우리의 가치관과 방향을 돌아보게 하시니 가없는 은혜입니다. 어느 면으로든지 남보다 능력이 많은 자가 계속 더 많이 소유하게 되는 경제구조로는 인류의 생존이 암담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언제 강풍이 휘몰아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깊은 계곡 위의 좁은 흔들다리를 아슬아슬하게 건너는 것 같은 국제정치의 구조 때문에 미래가 불안합니다. 지구의 생태환경이 사람의 소유물인 양 이를 제멋대로 소비해 온 인류의 소유욕과 쾌락이 무서운 저주가 돼 인류를 덮치고 있는 것을 뼈아프게 느끼고 있습니다. 용서를 구하기조차 부끄러운 이 죄악을 어찌할지 모르겠습니다. 깊이 회개하오니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신천지 집단 같은 이단과 우리 사회의 온갖 독한 갈등이 이 땅의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바르게 살지 못한 결과임을 스스로 고발하며 고백합니다. 삶의 일상에 성경 말씀에 근거한 거룩한 신앙의 문화를 세우지 못했습니다.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하나님의 나라를 바라보며 예수 그리스도의 승천과 재림 사이의 중간 시간을 걸어가는 순례자인 것을 잊었습니다. 교회가 어느 때부터인가 이 세상에 성채를 쌓으며 세속의 왕국을 추구했습니다. 돌로 떡을 만들고, 상처 하나 없이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며 정치와 경제 권력에 절하고 그와 짝하며 큰 권세를 얻었습니다. 오 주님, 이 참담한 몰골을 어찌할지 모르겠습니다. 처절하게 참회하오니 용서해 주옵소서. 다시 말씀으로 돌아가게 힘을 주옵소서.
한국교회와 온 세계가 정직하게 자신을 성찰해 하늘 아버지의 뜻을 너무 늦지 않게, 깊이 듣게 하옵소서. 대한민국이 코로나19를 이기게 하옵소서. 나중에 코로나19가 성숙의 디딤돌이었다고 감사로 고백하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올립니다. 아멘.
지형은 목사 (성락성결교회·한목협 대표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