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130석 이상돼야 제1당… 수도권·충청권 바람이 변수

입력 2020-03-31 04:04
대전 대덕구의 한 인쇄소에서 30일 4·15 총선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인쇄하고 있다. 비례대표 선거에 나서는 정당이 35곳으로 확정되면서 정당투표용지는 48.1㎝에 달한다. 투표지 분류기에 넣을 수 있는 길이보다 길어 수개표가 불가피하다. 연합뉴스

4·15 총선이 15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가 원내 제1당을 위한 막바지 총력전에 나섰다. 여야는 권역별 목표 의석수를 구체화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예측하기 어려워진 비례대표 47석을 뺀 ‘지역구 253석 싸움’에서 130석 이상을 얻으면 1당에 올라설 수 있다는 게 여야의 판단이다. 다만 남은 보름간 외부 변수로 수도권(서울·인천·경기)과 충청권(대전·충남·충북·세종)의 득표율이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있어 선거 결과를 쉽게 예단하기는 어렵다.

지역구 목표 민주 138석, 통합 136석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 253석 중 최소한 130석을 얻는 것을 현실적인 목표로 제시했다. 2016년 20대 총선 때 민주당은 지역구 110석을 가져갔다. 수도권에서만 82석을 확보했던 기운을 이어가면 이번에 많게는 수도권 90석 이상도 노려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30일 “수도권에서 20대 총선보다 좀 더 얻을 것으로 예상 또는 기대를 하고 있다”며 “각종 여론조사 분석 결과 (지금보다) 5~10석 더 얻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은 지역구 253석 가운데 134~136석 이상 확보를 목표로 했다.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통합당 전신)은 지역구 105석을 얻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번엔 ‘정권 심판론’을 내세워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바람을 일으키면 충분히 과반 의석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박형준 통합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수도권 121석 중 50석은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현재 나오는 여론조사는 정확도가 많이 떨어진다고 보기 때문에 충분히 달성 가능한 의석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통합당은 특히 ‘텃밭’으로 여기는 서울 강남 3구 중 민주당에 뺏겼던 강남을·송파을·송파병 탈환 의지가 강하다. 송파을·병에선 오차범위 밖으로 이길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서울 종로는 초반에 큰 열세였지만 황교안 후보가 이낙연 민주당 후보를 오차범위 내로 추격 중인 것으로 통합당은 보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이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적게는 10% 포인트, 많게는 20% 포인트 차로 황 대표를 제쳤다며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영호남 지역주의 심화될 듯

영남과 호남의 지역 구도는 이전보다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은 20대 총선 때 호남 지역에서 ‘국민의당 바람’과 ‘호남 홀대론’이 거세게 불면서 전북 2석, 전남 1석 확보에 그쳤다. 2년 후인 2018년 6월 재보궐 선거 때 광주 1석, 전남 1석을 추가했다. 민주당은 21대 총선은 호남에서 적게는 25곳, 많게는 28곳에서 승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통합당은 지난 총선에서 역할을 해줬던 이정현(전남 순천), 정운천(전북 전주을) 의원이 지역구를 비운 상황이어서 1석도 가져가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통합당은 보수세가 강한 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서 전체 40석 가운데 35석 이상을 얻는 것이 목표다. 김기현 통합당 부울경 공동선대위원장(울산 남을)은 “전체 국면은 굉장히 안정적으로 통합당에 유리한 국면이 계속되고 있다. 울산 6곳 모두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분노가 끓어오르고 있다. 특히 경제 심판론에 대한 의지가 매우 강하게 표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현재 부울경에서 10석, 대구·경북(TK)에서 2석을 갖고 있는데 이번 총선에서 현상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부울경에서 5~6석을 얻는 데 그치고, TK에선 모두 질 가능성도 있다.

강원도는 지난 총선 때 새누리당이 8석 중 6석을 가져갔지만 이번에는 구도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은 현재 1석(원주을)에 더해 1~2석을 추가로 노려볼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출마한 원주갑과 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의 원경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선전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통합당은 접전 중인 원주갑·을을 제외하면 판세가 통합당에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 전체 의석은 121석, 충청권은 28석으로 과반의석 확보(비례대표 포함) 여부의 중대 변수가 될 수 있다. 민주당은 충청 28개 선거구 가운데 15석 현상유지를 바라고 있다. 다만 현재 민주당 지역구인 15석 중 민주당이 우위를 점하는 곳은 4곳 정도이고, 나머지는 치열한 접전이 펼쳐진다는 게 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통합당 역시 과반의석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병준 통합당 중부권 선대위원장(세종을)은 “충청권은 정부 심판론이 전국 평균보다 더 높다. 28석 가운데 14석 이상은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심희정 신재희 김용현 김이현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