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정신병원 입원자 조기 치료가 사망자 최소화의 관건

입력 2020-03-30 04:0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완치율이 50%에 육박하고 있지만 치명률(전체 환자 중 사망자 비율)도 높아졌다. 특히 대구 소재 요양병원에 있던 고령의 기저질환자들이 코로나19 감염 후 잇따라 사망했다. 문제는 요양·정신병원에서 나오는 추가 확진자가 아직 많다는 것이다. 완치율 증가에 의미를 부여하기에 앞서 고위험군을 조기 치료해 사망자를 최소화하는 게 방역 당국의 최대 과제가 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9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전날 대비 105명 증가해 총 확진자가 958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이날 오후 8시까지 14명 늘어 158명이었다. 이에 따라 치명률은 1주일 전 1.17%였으나 1.65%로 올랐다. 70세 이상, 80세 미만 확진자의 치명률은 7.40%, 80세 이상 확진자 치명률은 18.43%에 달했다.

사망자는 최근 전수조사를 통해 무더기 감염이 확인된 대구 지역 요양·정신병원에서 주로 발생했다. 대부분 80대 이상 고령이었고, 기저질환이 2개 이상 있었다. 대구시에 따르면 대실요양병원에 20년째 입원해 있던 82세 여성이 목숨을 잃었다. 치매, 당뇨 등으로 같은 병원에 입원해 있던 84세 여성도 코로나19로 사망했다. 지난 27일에도 88세 여성이 숨졌다.

한사랑요양병원에서는 88세 여성과 87세 여성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했다. 치매, 만성폐쇄성폐질환, 대동맥 협착을 앓던 86세 남성도 확진 판정을 받고 숨졌다. 현재 대구에서 인공호흡기 치료(36명), 에크모 치료(10명)를 받는 중증 이상 환자는 46명이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까지 한사랑요양병원(109명), 대실요양병원(90명), 제이미주병원(75명) 등에서 확인된 종사자 및 환자 확진자는 200명이 넘는다. 이들의 인명피해를 얼마나 막아낼 수 있느냐가 향후 코로나19 국내 치명률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특히 정신병동인 제이미주병원 확진자에 대한 우려가 크다. 대구시 조사에 따르면 폐쇄병동인 제이미주병원 9층은 창문을 열 수 없고, 환풍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바이러스 농도를 낮출 만한 환기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환자 113명이 집단감염돼 7명이 사망한 경북 청도대남병원도 폐쇄병동이었고, 환기 상태가 좋지 않아 감염에 더 취약했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제이미주병원은 최대한 치명적인 사례가 발생하지 않게 초기 치료를 강화하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