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가 1조원을 투자한 감압잔사유탈황설비(VRDS)가 건설기간과 시운전기간을 단축해 5개월 일찍 가동을 시작했다.
SK이노베이션은 SK에너지가 울산 CLX 소재 VRDS의 시운전을 지난 14일 완료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고 29일 밝혔다. VRDS는 감압잔사유에 탈황반응을 일으켜 경질유와 저유황유를 생산하는 설비다. SK에너지는 올해부터 국제해사기구의 규제(IMO 2020)로 저유황유 수요가 증가할 것을 대비해 지난 2018년 1월 VRDS 건설에 착공했다. VRDS에서는 하루 4만 배럴의 저유황유 생산이 가능하다.
2만5000평에 달하는 공장 부지에는 240㎞의 배관이 들어갔다. 고압설비가 기존 공장들에 비해 배로 늘어 공정 복잡도가 높았지만 건설기간을 3개월 단축했다. 2개월로 예정했던 시운전기간도 2주 이상 줄여 역대 최단 기간인 43일 만에 시운전에 성공했다.
신설 공장의 고질적 문제인 누출도 발생하지 않았다. SK에너지는 VRDS 배관의 2만4000개에 달하는 이음새에서 일절 틈새가 생기지 않았다고 밝혔다. 석유화학 공정에서 배관은 고압과 고열에 견뎌야 하기 때문에 이음새가 중요하다. SK에너지는 누출을 막기 위해 점검을 6단계로 세분화하고 점검 실명제를 도입했다.
이번 VRDS는 SK에너지 자체 기술력만으로 시운전을 마친 첫 사례가 됐다. 지난 1월 기계적 준공 이후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SK에너지는 사업장 내 외부인 출입을 금지했다. 이 때문에 미국, 네덜란드 등에서 파견 예정이던 해외 설비 전문업체 엔지니어도 사업장을 방문하지 못해 SK에너지 자체 점검으로 시운전을 마무리했다.
조경목 SK에너지 사장은 “VRDS의 성공적 시운전 완료는 SK에너지의 높은 공정 운전 기술력의 결정체”라고 밝혔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