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소재 정신병원서 62명 확진

입력 2020-03-28 04:02 수정 2020-03-29 11:2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장 피해가 큰 대구·경북 지역에서 또 다시 집단감염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신천지 신도 중심의 집단 감염이 잦아든 반면 고령자·기저질환자 등 고위험 환자가 모여 있는 요양·정신병원에서 무더기 감염이 잇따랐다. 안팎으로 코로나19 확산 위험은 계속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7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전날 대비 91명 추가 발생해 총 확진자 수가 933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대구·경북은 4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이번 주 들어 신규 확진자 수가 가장 많았다.

대구에서는 90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달성군 소재 대실요양병원에 이어 같은 건물의 정신과치료전문병원인 제이미주병원도 집단감염이 시작됐다. 이 병원에서 이날 오후 2시까지 6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날 입원 환자 중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환자 83명이 입원해있는 9층 병동이 코호트격리(동일집단 격리)됐다. 대구시와 방역 당국은 직원과 환자 등 355명에 대한 검사를 실시한 결과, 61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이 중 환자는 60명, 간병인이 1명이었습니다.

방역 당국의 대응에 미흡한 점이 발견되기도 했다. 제이미주병원 종사자들은 같은 건물의 대실요양병원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직후인 지난 21일 전원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당시 직원들은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으나 잠복기 이후 발병 가능성을 고려해 환자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환자 3명이 증상을 호소했고,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애초에 병원 종사자뿐만 아니라 환자까지 진단검사를 했더라면 하루라도 더 일찍 조치를 취했을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당시 조사나 관리에 문제가 없었는지 점검해보겠다”고 전했다.

제이미주병원은 환자 대부분이 정신질환자여서 우려가 더 크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 병원 9층은 폐쇄병동이었다. 정신질환은 그 특성상 입원 기간이 길어 환자들의 면역력이 약해지기도 쉽다. 경북 청도 대남병원도 폐쇄 병동으로 운영돼 환기가 잘 안 되고, 수년간 입원 생활로 환자들의 건강도 좋지 않았던 탓에 인명피해가 컸다. 대구시 측은 “구체적인 환자 상태는 역학조사팀이 현재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해외 유입 차단 대책도 강화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는 30일 0시부터 국내에 도착하는 항공편은 출발 시 탑승자를 대상으로 발열 체크를 해 37.5도가 넘는 경우 탑승을 거부하도록 항공사에 안내했다고 밝혔다. 입국자 전원 자가격리 적용 지역을 동남아시아 국가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