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민주 靑 인사 비례 출마는 상식 밖”

입력 2020-03-27 04:03

더불어민주당의 청와대 출신 총선 후보들이 26일 지지층을 향해 열린민주당 대신 더불어시민당으로 비례대표 투표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서울 광진을 후보 등록을 마친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은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과 최강욱 전 공직기강비서관이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한 데 대해 “진보·개혁 세력이 하나된 힘으로 지금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구로을에 출마한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도 전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합류를 결정한 건 시민당”이라며 “힘을 모아 달라”고 했다.

민주당 내에선 열린민주당에 합류한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당선권 안착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 출신 인사가 비례대표에 출마한 전례가 없다. 청와대 출신은 지역구 중에서도 험지에 출마하는 것이 상식이었다”며 “상식 밖의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들과 면담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동주·김경만 후보, 이 대표, 신현영·권인숙 후보. 권현구 기자

이해찬 대표는 이날 시민당 비례대표 후보들을 만났다. 이 대표는 “시민당은 우리 민주당원들이 선택한 유일한 선거연합”이라며 “탈당하거나 공천 부적격 탈락한 분들이 민주당 이름을 사칭해 비례후보를 내는 바람에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시민당”이라고 호소했다.

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은 각각 27일과 29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할 계획이다. 두 당이 서로 ‘친노무현·친문재인 적통’임을 자처하며 경쟁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김 전 대변인, 최 전 비서관이 열린민주당 후보로 나온 것에 대해 “청와대와는 상관없는 개인적인 선택”이라며 “청와대는 확실하게 ‘선거와의 거리두기’에 들어간다”고 강조했다.

신재희 임성수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