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국내 유행이 17개 시·도 중 대구·경북과 수도권에 쏠리는 모양새다. 두 지역을 집중 관리한다면 코로나19의 유행 범위를 대폭 좁힐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6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104명 늘어 코로나19 확진자가 총 924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104명 중 대구·경북이 38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경기도·인천 등 수도권이 28명이었다. 9개 시·도는 확진자가 없었고, 특히 광주·전북은 23일부터 4일간 신규 확진자가 한 명도 없었다. 나머지 시·도도 이 기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평균 2.4명에 그쳤다. 같은 기간 대구·경북은 115명, 수도권은 10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브리핑에서 “대구·경북은 기존에 집단감염이 있었던 요양원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오는 등 예전에 발생한 집단감염의 여파가 아직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윤 반장은 수도권 신규 확진자에 대해선 “외국에서 입국하는 사람의 50~70%는 서울·경기도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입국자 수는 앞으로 1~2주 동안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신규 확진자의 37.5%는 해외 유입 사례였다.
완치자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격리 해제자는 이날까지 4144명(44.8%)에 달했다. 하지만 완치자 가운데 재감염 사례가 종종 발생하면서 이들의 사후 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대구에서는 50대 남성이 음성 판정을 받고 격리 해제된 후 6일 만에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가 지난 24일 사망했다. 방역 당국이 사망 과정을 조사 중이지만 전문가들은 재감염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며 격리 해제 후 2~3주간 자가격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백재중 녹색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유전자 증폭(PCR) 검사에서 음성이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박멸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측정 불가능한 수준으로 체내 바이러스양이 떨어져 있다는 걸 말한다”며 “면역력이 낮은 고령자나 기저질환자는 바이러스 활성화를 억제하지 못해 음성 판정 이후에도 양성으로 뒤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 차원의 완치자 관리 대책은 아직 없다. 다만 스스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위생수칙을 지키도록 당부하고 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재격리 사례가 더 늘어나는지, 잠복 기간(14일)이나 자가격리 해제 기간(발병 후 21일) 변경 등을 고려해야 하는지 계속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최예슬 최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