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이용객 개항 첫 1만명 아래로

입력 2020-03-27 04:02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26일 인천 중구 인천공항공사 회의실에서 공사 비상경영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인천국제공항이 공기업 중 최초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2001년 개항 이후 처음 이용자가 1만명 밑으로 떨어지는 등 상황이 악화되자 내린 조치다.

26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공항 이용자는 8116명으로 예측돼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인천공항의 이용자가 급감하기 시작한 건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 1월 25일부터로, 지난해보다 이용자가 16% 줄었다.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악화되면서 하루 이용객이 2월 넷째 주, 3월 셋째 주엔 각각 전년 대비 51%, 92% 줄었다. 지난 24일엔 이용객이 9316명으로 집계돼 2001년 개항 이후 처음으로 1만명 밑으로 내려갔다.

인천공항공사는 이날 구본환 사장 주재로 비상경영대책회의를 열고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기로 했다. 하루 여객이 7000~1만2000명 수준일 때는 출국장 운영을 축소하고 셔틀트레인을 줄인다. 여객이 3000~7000명일 때는 1, 2터미널 일부 상업시설 문을 닫고 제3활주로를 폐쇄하는 등 일부 기능을 중단하는 단계에 들어간다. 여객이 3000명 아래로 떨어지면 대부분 매장 문을 닫고 전기·가스·수도 등 최소 기능만 유지하면서 터미널을 사실상 셧다운한다.

항공업계 지원에는 적극 나선다. 정부 지원 대책에 따라 공항산업 관련 업체들을 대상으로 사용료 254억원을 감면하고 4710억원 납부를 유예해준다. 상황이 더 악화되면 추가적인 임대료 감면도 검토할 계획이다. 구 사장은 “전례 없는 현재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한다면 인천공항을 포함한 대한민국 공항산업 생태계가 한 단계 성장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안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