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으로 시동 걸고 문 열고… 자동차도 모바일 기술 ‘중무장’

입력 2020-03-29 17:44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모바일 온리(mobile only) 시대가 왔다. 이에 자동차업계도 스마트폰에 익숙한 소비자들의 니즈 충족을 위해 다양한 모바일 기술을 차와 접목시키는데 온갖 역량을 쏟고 있다.

스마트폰 화면을 차량 디스플레이와 공유하는 카플레이(애플)나 안드로이드 오토(구글)는 이제 누구나 당연시 여길 만큼 보편화했다. 스마트폰과 차를 하나로 잇는 커넥티드 기술은 날로 발전하고 있다. 각 업체는 그간 상상에서나 가능했던 것들을 하나씩 현실로 끄집어내 높아진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고 있다.

차와 스마트폰을 잇는 다양한 커넥티드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신차에 적용 중인 ‘디지털 키’를 시연하는 모습. 현대·기아차 제공

현대·기아자동차가 지난해 선보인 ‘디지털키’는 신형 쏘나타를 시작으로 K5, 아반떼, 쏘렌토 등 신차에 줄줄이 적용되고 있다. 근거리무선통신(NFC)을 활용, 스마트폰을 손잡이에 갖다 대면 차량 문을 여닫고, 앱 연동만으로 시동을 걸 수도 있다. 또 타인과 직접 만나지 않고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차 키를 공유하는 게 가능해졌다.

지난 1월 출시한 제네시스의 GV80에는 차량 내 간편결제 시스템인 ‘카페이’가 국내 최초로 적용됐다. 앱에 결제수단과 차량을 등록하면 준비는 끝난다. 운전석에 앉은 채 내부 디스플레이를 통해 주유비나 주차비를 지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르노삼성차 XM3의 이지커넥트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전용 앱 화면. 르노삼성차 제공

르노삼성자동차는 출시 후 인기몰이 중인 XM3에 ‘이지 커넥트’ 시스템을 탑재했다. 전용 앱 설치 후 차량과 연동하면 문 개폐는 물론 차의 위치도 확인할 수 있다. 전조등과 경적을 차량 외부에서 작동할 수 있고, 앱을 통해 연료 잔량이나 주행가능거리, 누적주행거리까지 확인 가능하다. 한국GM도 지난 1월 출시한 SUV 트레일블레이저에 기존의 USB 연결이 아닌 무선 방식의 카플레이 시스템을 적용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이러한 연동 기술은 활성화 중인 차량 공유 서비스에서도 활발히 사용된다. 지난달 테슬라는 ‘테슬라 네트워크’라는 앱을 내놨다. 차주가 앱에 차를 이용하지 않는 시간을 입력하면 공유 서비스 이용자들은 예약·결제를 거쳐 차를 빌릴 수 있다.

현대차가 지난달 시범 도입한 커뮤니티형 차량 호출 서비스 ‘셔클’을 스마트폰으로 이용하는 모습. 현대차 제공

국내에선 현대·기아차가 지난달 라이드 풀링(Ride Pooling) 형식의 셔클(Shucle) 서비스를 시범 개시했다. 반경 2㎞ 내외의 서비스 지역에서 이용자가 앱으로 대형승합차(쏠라티 11인승 개조차)를 호출하면 원하는 장소에서 태우고 내려주는 합승 서비스다. 현대차는 서울 은평뉴타운에서 3개월간 시범 운행을 거쳐 올해 하반기 본 사업부터 월 구독형 서비스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각 업체가 모바일 기술과 차를 연결하는 것을 넘어 차량 공유 서비스 등으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모바일 온리 시대에는 모바일 기반의 혁신적인 기술들을 먼저 내놓는 업체가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