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사람 때문에 생긴 몸·마음의 상처 주님의 넘치는 위로로 치유되다

입력 2020-03-30 00:09

우리 부모님은 심하게 부부싸움을 하셨고 아버지는 폭력적이었다. 간호사가 된 후 어떻게든 집을 떠나려 했지만 돈 문제로 떠날 수 없게 되자 하나님을 원망하며 나가던 교회도 발을 끊었다. 병원 근무도 자신감이 없이 늘 혼자 지냈다. 사람이 죽는 모습과 끔찍한 응급상황이 너무 힘들어 정신과 병동으로 옮겼는데 그곳에서 끔찍한 일들을 겪었다. 야간 근무 때 폐쇄 병동의 알코올 중독 환자가 문을 부수며 돌진해 도망치던 나를 칼로 위협하고 병동을 탈출한 사건이 있었다. 또 어느 날 아침 병실에 들어가 “안녕하세요? 혈압 좀 재겠습니다”라고 하는 순간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응급실에서 깨어보니 국가대표 투포환 선수였던 환자가 발작을 일으켜 내 머리를 내리쳐 뇌진탕을 일으킨 것이다. 그 후 사람에 대한 공포와 불면증에 시달렸고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다른 돌파구가 없던 나는 다시 하나님을 찾았다.

살고 싶어 교회에 갔지만 내 염려와 생각이 항상 하나님 말씀 위에 있으니 아무 말씀도 들리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 예배 때 ‘부활의 주님을 만나라’는 말씀이 들렸다. ‘여태 내가 예수님을 믿는다고 한 것이 뭐지?’ 보이지 않는 하나님에 대한 의심의 실타래가 끊임없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다 예수님이 4대 성인 중 한 분임을 알게 되며 예수님과 전혀 상관없는 내가 보였다. 예수님의 부활은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고 낙심과 짜증만 더해갔다. 어느 날 내가 예수를 만나려는 것이 내 필요를 채우려는 욕심이었음을 알게 됐고 바로 엎드렸다.

‘그 후에 500여 형제에게 일시에 보이셨나니….’ 고린도전서 말씀이 눈에 확 들어왔다. ‘500명이 동시에 봤다고? 그럼, 사실이구나.’ 성령께서 역사하셨다.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은 창조자셨고 하나님이셨다. 정말 하나님을 믿을 수 있는 증거는 부활밖에 없었다. “하나님, 왜 나를 사랑하지 않으시나요? 정신질환으로 이 꼴로 사는 것이 말이 되나요?” 채찍질하며 조롱하는 병사가 나였고 예수님을 배척한 너무나 악랄한 죄인이었다. 그 모습이 보이자 나는 바로 엎드려 내가 주인 되어 살아온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영접했다.

하나님의 사랑이 나를 감싸며 삶이 변하기 시작했다. 직장에서 힘들었던 인간관계가 풀리고 여전히 가족들을 힘들게 하던 아버지도 주님이 주신 사랑으로 섬기기 시작했다. 그러다 아버지가 희귀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직장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내려가 가족들을 돌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살예방팀에서 정신질환자들과 자살시도자들을 상담하고 교육하는 일을 했다. 육체적·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지만 영혼을 섬기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부어져 기쁘게 근무했다. 정신질환과 자살 생각의 근본적 치유는 복음밖에 없음을 매 순간 실감하며 영혼들을 품고 복음을 전한다.

그러다 자궁내막증식증으로 자궁을 적출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수술을 하면 결혼은? 아이는? 여자의 생명인데 어떡하지?’ 순간 낙심이 됐지만 ‘영원한 것을 얻기 위해 영원하지 않는 것을 버리는 자는 절대 어리석은 자가 아니다’는 짐 엘리엇의 고백과 ‘부활의 증인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벌떡 일어날 수 있다’는 한 지체의 간증이 생각나며 바로 주님께만 모든 짐을 맡길 수 있었다. 몸도 마음도 연약하고 정신질환까지 앓았던 내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게 해 주시고 넘치는 위로를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선춘미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