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미국, 인도 등의 생산시설 연쇄 셧다운이 시작된 가운데 코로나19의 타격을 일찍 받은 중국은 회복세에 들어섰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세계 경제 침체 위기 속 그나마 국내 경제에 긍정적인 소식이다.
블룸버그 경제조사팀은 중국 후베이성을 제외한 중국 공장의 가동률의 85%까지 회복됐다고 지난 23일 발표했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후 셧다운 등의 과정을 3개월간 거친 후 회복이 시작된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25일 “중국 공장 정상화 소식은 중국과 경제적으로 밀접한 국내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춘제 연휴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연장되면서 중국 내 생산시설 가동 중단 기간은 예상보다 길어졌다. 감염 우려 등으로 현지 노동자의 복귀가 늦어졌다. 셧다운 기간은 10일 가까이 늘어나 2주 넘게 조업이 중단됐다. 당시 LG화학, SK이노베이션, 한화솔루션,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중국 생산시설이 문을 닫았다.
생산을 재개한 기업들은 정상 가동 단계에 들어섰다. 남경에서 배터리를 생산 중인 LG화학은 지난달 10일 공장 가동을 재개해 현재는 정상 가동 궤도에 올랐다.
SK이노베이션의 창저우 배터리 공장도 같은날 생산을 재개했다. 창저우 공장은 지난해 12월 완공돼 수율을 높여가는 단계로 총 7.5GWh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의 가동률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우한에 위치한 SK종합화학 공장도 가동률을 다소 낮췄지만 공장 운영을 정상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솔루션의 큐셀 부문 치둥 공장도 지난 1월 24일 가동을 멈춘 뒤 지난달 11일 다시 생산에 돌입해 정상 가동 중이다. 치둥 공장에서는 태양광 셀과 모듈을 생산한다.
톈진과 쑤저우에 자리한 삼성전자 공장도 지난달 둘째주 재가동에 들어가 한달째 정상 가동률을 유지 중이다. LG전자 톈진 공장은 이달 초부터 가동을 재개해 셧다운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다. 여기서 생산되는 제품 일부는 북미와 유럽 등 해외 시장으로 수출된다.
다만 완전한 긍정 신호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전세계 수요가 감소한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의 문제가 아닌 수요의 문제가 있다”며 “공급이 원활해도 시장 수요가 사라지면 최악의 경우 이들 공장의 가동을 다시 멈춰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민지 김성훈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