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이 총선 후보 등록을 하루 앞두고 이미 후보가 확정된 지역 4곳의 공천을 취소했다. 공천관리위원회가 결정한 지역에 대해 최고위원회가 거부권을 행사한 것인데, 공관위는 ‘월권’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면서도 해당 지역 공천을 다시 논의키로 했다.
통합당은 25일 오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부산 금정, 경북 경주, 경기 화성을, 경기 의왕·과천의 공천 취소를 의결했다. 이들 4곳은 앞서 최고위가 후보자의 경쟁력, 신상, 경선 방식 등에 문제가 있다며 공관위에 재의를 요구한 지역이다. 재의 요구에도 공관위가 원안을 고수하자 최고위가 직권으로 취소했다.
부산 금정은 김종천 영파의료재단 병원장, 경북 경주는 박병훈 전 경북도의회 운영위원장, 경기 화성을은 한규찬 전 평안신문 대표, 경기 의왕·과천은 이윤정 전 여의도연구원 퓨처포럼 공동대표가 공천을 받았었다. 이 전 공동대표는 “당내 민주주의조차 확보되지 않으면 어느 누가 조직을 따르고 희망을 갖고 노력하겠느냐”고 비판했다.
공관위도 “월권 행위”라고 반발했다. 이석연 공관위 부위원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당헌에 어긋나는 초법적인 결정이다. 수용하기 어렵다”면서도 “재논의하겠다”고 했다.
통합당 당규에 따르면 ‘공관위는 최고위가 재의를 요구한 사항을 재심사한다. 다만 최고위의 재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공관위 재적 3분의 2 이상이 찬성할 경우 최고위는 그 결정에 따라야 한다’고 돼 있다. 당규에는 후보로 확정됐더라도 최고위가 불법 선거운동이나 금품수수 등 현저한 하자가 있는 경우 후보 추천을 무효로 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는데, 최고위는 이 규정에 따라 이들 지역을 무효 처리했다. 앞서 최고위는 최홍 전 ING자산운용 대표, 김원성 최고위원의 공천을 취소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이 규정은 최소화해서 사용해야 함에도 (최고위가) 확장적으로 쓰고 있다”며 회의 도중 퇴장했다.
한편 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는 인천 연수을에 공천을 받은 민경욱 의원의 선거 홍보 자료에 허위 내용이 포함됐다고 판단했다. 민 의원이 본회의 의결 전인 법안을 통과된 것처럼 썼다는 것이다. 민 의원은 “본래 취지와 다르게 다소 오해의 소지가 생겼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일각에서 당선 무효형을 운운하며 사실과 다른 내용을 퍼뜨리고 있는 데 대해서는 대단히 유감”이라고 했다.
심희정 김이현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