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확산 우려 여전한데… 우한시 내달 8일 봉쇄 풀린다

입력 2020-03-25 04:03
재가동 준비하는 우한의 전철 기관사들. 신화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의 진원지인 중국 우한시 봉쇄가 풀린다. 우한을 제외한 후베이성 지역 봉쇄는 25일 0시를 기해 먼저 해제된다.

후베이성 정부는 24일 인터넷 홈페이지 공고를 통해 4월 8일 오전 0시를 기해 우한에서 외부로 나가는 교통 통제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후베이성 정부는 우한 봉쇄 해제 전인 25일부터 다른 사람과 섞이지 않는 ‘점 대 점’ 이동 방식을 통해 우한시민들이 타지의 직장으로 돌아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한시를 제외한 나머지 후베이성 도시에 대한 봉쇄 조치는 25일 오전 0시부터 풀린다. 다른 지역 사람이 우한이나 후베이성 도시에 들어가는 것도 봉쇄 해제 시점부터 가능해진다.

인구 1100만명의 우한시가 봉쇄에서 풀리는 것은 약 2개월반 만이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1월 23일 우한과 외부를 연결하는 교통을 모두 끊으며 도시 전체를 봉쇄했다.

봉쇄가 풀림에 따라 우한과 후베이성 여러 도시의 주요 기차역과 공항의 운영도 일제히 재개될 예정이다.

우한시는 시내버스 운영 정상화에 앞서 전날 110여개 노선에 대해 일제히 시범운행을 했다. 시내버스 운행이 재개되면 승객들은 기사에게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건강 코드’를 보여주고 체온 측정을 한 뒤 탑승하게 된다. 우한 지하철도 운영 재개에 대비해 시험가동을 진행 중이다. 우한의 대표적 기업인 둥펑혼다는 우한에 있는 1·2·3공장을 지난 11일부터 21일까지 순차적으로 조업을 재개해 직원 복귀율이 95%에 달하는 등 기업들도 조업 재개를 서두르고 있다.

우한과 후베이성 봉쇄 해제는 중국이 코로나19를 극복했다는 선언으로 해석되지만 경제·사회 활동 정상화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할 우려는 여전하다.

우한에서는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보고되지 않다가 23일 한 명이 추가 발생했다. 이 환자가 후베이성 인민병원 의사로 밝혀지면서 병원 내 집단감염이 발생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다. 특히 중국이 코로나19 확진환자로 분류하지 않는 ‘무증상 감염자’가 4만3000명에 달한다는 보도가 최근 나와 이들이 새로운 감염원이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리커창 총리는 전날 열린 중앙방역공작영도소조 회의에서 “현재 우한을 중심으로 한 중국 본토의 코로나19는 기본적으로 진정된 상태지만 산발적 발병이나 국지적 폭발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철저한 방역을 당부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전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중국과 프랑스는 국제 및 지역의 공중위생 안전을 지키는 막중한 책임을 맡고 있다”며 “세계경제에 주는 충격을 함께 막으며 협력의 햇빛으로 전염병의 먹구름을 함께 몰아내자”고 강조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23일까지 우한 누적 확진자는 5만6명이며, 사망자는 2524명에 이른다. 우한을 포함한 후베이성 전체 누적 확진자는 6만7801명, 사망자는 3160명이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