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경기 석 달째 바닥… 제주 가계 빚폭탄 위험 수위

입력 2020-03-25 04:08
코로나19 영향으로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며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있다. 지난 18일 도매상이 밀집한 서울 동대문 시장 신발도매상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관광경기가 석 달째 바닥을 치면서 전국에서 빚이 가장 많은 제주지역 가계의 연체 위험성이 증폭되고 있다. 안그래도 빚이 많은 상황에 불황이 장기화하면 연체는 물론 줄도산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팽배한 상태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제주의 경제 규모(지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2.4%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57.1%보다 25%p나 높았다. 가구당 평균 가계대출 규모는 6406만원으로, 전국 평균(5288만원)보다 1000만원 이상 많았다.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도 높아졌다. 제주는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연체율이 각각 0.29%로 모두 전년보다 상승한 가운데 특히 가계대출 연체율은 전국 평균(0.26%)을 웃돌았다.

이처럼 가계부채 부담이 큰 상황에서 올들어 제주경제에 관광 부문과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악재가 얹어졌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내·외국인 관광객이 절반 가까이 줄면서 관광 서비스업(제주 19%, 전국 13.7%) 비중이 높은 제주 경제가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여기에 노지감귤 판매 부진으로 농산물 출하액이 줄었고, 설 명절 조업일수 감소로 수산물 출하량도 하락했다.

업계 매출 감소는 고용시장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도소매 숙박 음식점업 등의 2월 취업수자 수가 1월과 비교해 9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 실업급여 신청자는 152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63.6% 증가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