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조기 개학 물건너가… 4월 6일엔 가능할까

입력 2020-03-24 04:02
사진=연합뉴스

유치원·어린이집, 초·중·고교는 언제 문을 열 수 있을까. 올해 학생들이 등교한다는 의미는 예년과 다르다. 사회 각 영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접어들었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정부가 개학에 신중한 이유다.

교육부 관계자는 23일 “3월 30일 개학은 불가능할 것 같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17일 개학일을 다음 달 6일로 잠정 연기하는 발표를 하면서 “상황에 따라 개학을 3월 30일로 당길 수도 있고, 다음 달 6일에서 더 미뤄질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3월 30일’과 ‘4월 6일’, ‘4월 6일 이후’라는 3가지 선택지 중 3월 30일 개학안을 제외한 것이다.

현재 교육부는 다음 달 6일 개학 입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결정은 쉽지 않다. 다음 달 6일 개학하려면 오는 30일~다음 달 1일 개학 여부를 확정·발표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 확진자가 매일 수십명씩 발생하고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으며 해외 코로나19 유입 가능성도 커지는 상황이다.

개학하면 학생 수백만명이 등교해 모였다가 학원에서 재집결하는 상황을 피할 수 없다. 학교와 학원에서의 집단감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다른 교육부 관계자는 “확진자가 몇 명 이하여야 개학이 가능한지, 확진자 없는 상황이 얼마나 지속해야 안전한지 아무도 이런 상황을 겪어보지 않았다. 그렇다고 마냥 개학을 늦출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추가 연기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4·15총선과 관련해 정치적 해석까지 뒤따른다. 여론은 성인 감염보다 어린 학생의 감염 소식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예정대로 다음 달 6일 개학하면 9일 뒤 총선이 치러진다. 그 사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장담하기 어렵다. 정부·여당이 학생 안전과 방역을 명분으로 추가 개학 연기를 검토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9월 신학기제 도입 필요성 주장과 관련해 당장 개학 시기와 연계해 논의하는 것에 회의적 의견을 보였다고 청와대가 이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부터 초·중·고 개학 연기 후속 조치와 관련한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최근 제기된 9월 학기제 시행에 관련해 “현재 개학 시기 논의와 연계해 논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윤재관 부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9월 신학기제 도입은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지난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언급한 이후 쟁점이 되고 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