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는 檢 쿠데타”… ‘친조국·반검찰’ 내세운 열린민주당

입력 2020-03-23 04:08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22일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진행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기자회견에서 출마의 변을 밝히고 있다. 김 전 대변인 오른쪽은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 연합뉴스

열린민주당이 22일 비례대표 후보 기자회견을 열고 ‘친조국, 반검찰’ 기치를 앞세워 총선에 임할 뜻을 분명히 밝혔다. 문재인정부의 검찰 개혁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지지한다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여권의 강성 지지층 표심을 잡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열린민주당은 더불어민주당 출신 손혜원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 등이 주도해서 만든 비례정당이다. 이 당은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과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등 ‘친문재인·친조국’ 성향 인사들을 비례후보로 전면에 내세웠다.

황희석 전 국장은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국 사태는 검찰의 쿠데타”라며 “쿠데타를 진압하려고 애쓰다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과) 한 판 뜰 수밖에 없다”며 “올해 안에 반드시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조 전 장관 취임 후 출범한 법무부 검찰개혁추진지원단의 단장을 맡았다가 지난 1월 사직했다.

황 전 국장은 페이스북에서도 반검찰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발 국정농단세력, 검찰 쿠데타세력’ 명단이라며 14명을 거론했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 등이 포함됐다. 그는 “조를 생각하면 중종 때 개혁을 추진하다 기묘사화 피해자가 된 조광조 선생이 떠오르고, 대윤·소윤을 생각하면 권력을 남용하며 세도를 부리던 윤임·윤원형이 생각난다”고 적었다. 조 전 장관을 조광조에, 윤 총장과 윤 부원장을 윤임·윤원형에 빗댄 것이다.

김의겸 전 대변인은 “대변인 시절 문재인 대통령을 물어뜯거나 갈등을 증폭시키는 기사가 많아 부끄러웠다”며 “언론 개혁을 이루고 싶다. 제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겠다”고 했다. 부동산 투기 논란으로 사퇴한 그는 민주당에 입당해 전북 군산에 공천을 신청했으나 지도부의 만류로 출마 뜻을 접었다. 하지만 최근 열린민주당에 입당해 비례후보로 출마했다.

최강욱 전 비서관은 “검찰은 민주적 통제를 받지 않으면 일상의 삶을 자의적으로 파괴한다”고 지적한 뒤 “언론 개혁도 무엇보다 소중하다. 징벌적 손해배상을 포함한 책임 있는 조치를 강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열린민주당은 총선 이후 민주당과의 연합 가능성도 수차례 언급했다. 정봉주 전 의원은 “민주당과는 4월 15일까지 전략적 이별이고, 이후 함께한다는 대전제를 가져간다”며 “떠오르는 태양을 보고 4월 16일 논의가 어떻게 될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대변인도 페이스북에서 “적절한 시점에 합쳐서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위해 든든한 2개의 기둥으로 역할하겠다”고 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7∼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비례대표 정당투표 의향을 조사한 결과 열린민주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4%로 나타났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현우 박재현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