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확진자 30만명 넘어서… 1주일 만에 두 배 급증

입력 2020-03-23 04:04
코로나19가 미국 전역을 덮친 가운데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의 증권거래소 앞 거리를 한 시민이 홀로 걸어가고 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감염 예방을 위해 인원과 관계없이 모든 사회적 모임을 금지했다. 직장인에 대해서는 필수 인원을 제외하고 전원 재택근무 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AP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존스홉킨스대학의 전날 집계를 인용해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30만5234명이며, 이는 1주일 전 15만6396명에 비해 두 배가량 증가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망자도 1주일 전 5833명에서 1만2974명으로 2배 넘게 늘었다.

가장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는 나라는 이탈리아다. 현지 보건 당국에 따르면 이탈리아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20일 하루 동안 6557명이 증가했고, 사망자도 793명이 늘었다. 이탈리아의 누적 사망자는 4825명으로 발병국인 중국(3261명)을 이미 넘어섰다.

이탈리아 당국은 전국 봉쇄, 상점 봉쇄에 이어 21일 모든 사업체 폐쇄 명령을 내렸다. 국가 운영에 필수적인 일부 생산공급망을 제외하고 모든 기업이 4월 3일까지 열흘간 가동 중단에 들어간다. 이탈리아는 새로운 방역 카드를 바로 사용하기 위해 22일 긴급조치 발동에 나선다.

확진자 5000명을 넘은 영국은 감염 방지를 위해 방역 취약 계층 150만명에 대해 12주간 외출 금지령을 추가로 내렸다. 장기 이식자들, 방광종양·방광암·혈액암·골수암 환자, 면역력을 억제하는 각종 약품을 투약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상이다. 이동이 제한된 이들에게는 군대를 투입해 식료품과 의약품을 배급한다.

미국의 코로나19 감염자 수도 2만6000명을 넘어섰다. 중국, 이탈리아, 스페인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많다. 미국 내 확진자의 절반에 달하는 1만여명이 감염된 뉴욕주는 미국에서 최초로 ‘중대 재난지역’을 선포하고 주 전역에 대한 폐쇄조치에 들어갔다.

더욱 안 좋은 소식은 실제 감염 상황은 집계된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진은 미국 내 감염자 수가 과소평가 됐다며 실제 확진자 수는 11배 이상일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진은 “경증을 가진 확진자들이 계속해서 전국을 누비며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단의 대책 없이는 시뮬레이션 상 두 달 내에 65만명 이상이 감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