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주 연속으로 집행위원회 회의를 개최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는 중에 지난 17일 열었던 회의에 이어지는 집행위 회의다. 결론을 미뤘던 지난 회의 뒤 세계적으로 강력한 비난에 직면해온 터라 다른 결론을 내릴지 여부가 주목받는다.
미국 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USOPC)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발표한 ‘미국 수영연맹의 도쿄올림픽 연기요청에 대한 답변’이란 제목의 성명에서 다음주 IOC 집행위 회의가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IOC는 이 회의에서 각국 올림픽위원회로부터 현 상황이 훈련에 미칠 영향을 보고받는다. 이 성명에서 USOPC는 “여러분의 우려가 확실히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IOC는 공식적으로 회의 날짜를 밝히지 않은 상태다.
IOC는 지난 17일 집행위 회의에서 도쿄올림픽 개막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당장 연기나 취소 등 조치를 내리지는 않겠다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다. 정상 개최에 무게를 실은 태도다. 그러나 이후 브라질올림픽위가 1년 연기를 공식 제안한 데 이어 노르웨이올림픽위, 슬로베니아와 콜롬비아 올림픽위원장이 연기를 촉구했다. 미국 육상협회와 수영연맹, 영국 육상연맹 등도 공식적으로 연기를 요구했다.
반대 목소리는 일본올림픽위(JOC) 내부에서도 나왔다. 야마구치 가오리 JOC 이사는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선수들이 만족스럽게 준비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27일 예정된 JOC 이사회에서 연기 의견을 밝힐 생각이라고 말했다. JOC의 이사가 올해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연기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한 것은 처음이다.
비난이 쏟아지는 와중에 바흐 위원장은 지난 19일 미 일간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당연히 (정상 개최 이외) 다른 시나리오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불과 사흘 뒤인 22일 독일 SWR라디오 방송에서 “올림픽은 축구경기처럼 다음 주로 미룰 수 없다”며 연기 가능성을 낮추는 취지의 발언을 해 빈축을 샀다. 다만 바흐 위원장은 두 발언 모두에서 도쿄올림픽 취소 가능성을 완강하게 부인했다.
한국의 올림픽위 역할을 하는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IOC 측은 한국에 IOC 집행위 추가 개최 사실을 알려오지 않았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국가별 올림픽위(NOC) 회의 당시 IOC가 훈련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의견을 이번 주중 묻겠다는 통보는 해왔지만 집행위 개최 사실까지는 전달해준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까지 국내 각 종목 체육협회나 연맹은 대회 연기나 취소 관련한 요청을 제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이 내부적으로 은밀하게 대회 연기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도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22일 도쿄올림픽 조직위와 가까운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조직위가 올림픽 연기와 관련해 초안 준비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한 관계자는 “올림픽을 연기했을 때를 가정한 시뮬레이션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연기 시점에 따른 비용 평가를 고려해 플랜 B·C·D 등 다양한 대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에 따르면 조직위는 최근 회의에서 대회 1개월, 45일 연기안부터 1~2년 연기안까지 다양한 방안을 논의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