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요양병원과 복지시설 등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위험군으로 판단해 전수검사를 실시한 결과 코로나19 감염률이 1%대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 신천지 신도에 이어 위험군에 대한 선제적 전수검사가 어느 정도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2일 대구시에 따르면 신천지 신도들에 대한 전수조사 후 요양병원과 사회복지생활시설 394곳의 종사자와 생활인·입원자 3만3610명 중 3만1754명(94.6%)에 대한 진단검사가 이뤄졌다. 특히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여겨지는 요양병원(67곳)은 100% 진단검사를 마쳤다.
3만1754명 중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은 227명(진단검사 전 확진 73명 포함)이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거나 검사 예정인 5000여명이 남아 있지만 현재까지 이 집단의 감염률은 0.7% 정도다. 대구의 경우 확진자가 6387명으로 대구시민(약 250만명)의 0.25%다. 요양병원·시설이 대구 평균보다 높은 감염률을 보이고 있지만, 대구시는 전수조사를 실시한 만큼 대규모 확산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부분의 확진자는 요양병원에서 나왔다. 종사자와 입원자 1만7234명 중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은 206명이었다. 노인시설(258곳)은 1만2573명 중 12명, 장애인시설(51곳)은 2307명 중 7명, 노숙인·정신장애·결핵시설(18곳)은 1496명 중 2명이 현재까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취약시설 중 요양병원이 압도적으로 확진자가 많은 이유는 거동이 불편한 중증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이들은 한 공간에 머물고 있어 감염병에 취약하다. 전국 확진자 중 70% 이상이 대구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요양병원 종사자나 환자들이 확진자와 접촉했을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크다.
대구시는 요양병원과 요양원 등에 대한 전수조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감염병 관리에 취약한 정신병원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정신병원 역시 경북 청도 대남병원 사례처럼 밀폐된 공간에서 환자들이 공동생활을 하는 구조가 많아 대규모 집단감염 우려가 큰 시설로 꼽힌다. 조사 대상은 지역 정신병원 24곳의 종사자 981명이다.
전수검사 효과를 높이기 위해 대규모 검사 후 정밀추적 기능을 더욱 보강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대구의 경우 한 달여 만에 6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대규모 검사 시스템은 마련했지만 정밀한 역학조사는 기대할 수 없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