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인물 중 하나로 꼽히는 장모 전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이 곧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게 될 전망이다. 대신증권의 라임 펀드 판매를 주도하고 큰 실적을 올린 장 전 센터장은 부실 가능성을 미리 알고도 환매를 지연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그는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했던 금융감독원 인사를 거론하며 불안해하는 투자자들을 안심시킨 일이 드러나기도 했다.
22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라임 사태를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조상원)는 장 전 센터장을 조만간 불러 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라임 사태 피해자들로부터 불완전판매 의혹을 받고 있는 그는 피고발인 신분이다. 검찰은 장 전 센터장을 상대로 문제의 라임 펀드가 원금이 보장되는 안정적 상품인 것처럼 허위로 안내했는지, 펀드의 부실 문제를 알고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장 전 센터장이 당사자로 등장한 녹취록과 관련해서도 전후 사실관계를 조사해 왔다. 장 전 센터장은 지난해 말 한 라임 사태 피해자와 대화할 당시 청와대에 파견된 금감원 팀장을 언급하며 “라임은 이 분이 다 막아주고 있다”고 말한 내용이 녹취록으로 드러났다. 해당 금감원 팀장은 청와대 파견 당시에도 ‘친정’ 금감원에 수시로 전화를 걸어 라임 관련 금융 당국 검사의 진행 상황을 물은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장 전 센터장은 애초부터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라 있었다. 검찰은 라임 펀드 판매사인 금융회사들을 2차로 압수수색한 지난달 27일 장 전 센터장의 자택과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장 전 센터장이 피해자들을 상대로 발언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분석하는 한편 다른 라임 피해자들을 상대로도 구체적인 피해 사례들을 수집해 왔다. 또 금융 당국으로부터 전문 인력을 파견받아 라임의 투자자금이 흘러 들어가는 속칭 ‘기업사냥’의 구조를 밝히는 중이다. 이 부분이 워낙 광범위해 겉보기에는 수사 속도가 늦어 보인다는 해석도 나온다.
라임 사태는 라임자산운용이 부실을 은폐한 채 증권사와 은행 창구를 통해 상품을 팔아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안긴 사건이다.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CIO) 등 사태 책임자 다수는 검찰 수사를 예상하기라도 한 듯 잠적해 있다. 검찰은 신한금융투자 등 라임 펀드와 얽힌 증권사·자산운용사 임직원들, 라임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기업의 관계자들 등 다수를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