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외출 기피 현상,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지며 경제가 급격한 침체를 맞았다. 2분기를 앞두고 교단 운영에 박차를 가해야 할 각 교단 총회 본부도 잔뜩 허리띠를 졸라매며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총회장 김종준 목사)은 총회본부, 각 상비부, 위원회 등의 예산을 20% 삭감하기로 했다. 교단 관계자에 따르면 2월 중순 이후 예정됐던 각 부서 회의가 80% 이상 취소됐다.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대표총회장 이영훈 목사)는 오는 5월 예정인 정기총회를 실행위원들만 모여 축소 개최키로 했다. 이미 두 차례 연기된 목사 고시도 모여서 시험을 치르지 않는 방법을 강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장통합(총회장 김태영 목사)은 19일 개최 예정이던 교단 개혁을 위한 ‘2020~2030 미래정책 선포대회’를 5월 12일로 연기했다. 예장고신(총회장 신수인 목사)은 다음 달 2일로 예정됐던 ‘제18회 전국 목사·장로 부부 특별기도회’를 잠정 연기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감독회장 직무대행 윤보환 목사)는 3~4일간 진행하던 각 지방 연회 일정을 하루로 줄이도록 권고했다.
예장백석(총회장 장종현 목사) 기독교한국침례회(총회장 윤재철 목사) 기독교대한성결교회(총회장 류정호 목사)도 총회 실행위원회와 교단 소속 대다수 지방회(노회) 월례회 등 각종 교단 행사를 연기 또는 취소하기로 했다.
행정업무의 온라인화도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총회 관련 홍보물과 안내문 등은 우편 대신 SNS로 노회와 교회에 전달한다. 기감은 선교사 진급심사를 SNS로 대체했고 예장고신은 총회 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SNS로 진행하고 있다. 한 교단 관계자는 “재판국에서 진행하는 소송 및 재판과 관련된 문서 송달 등 불가피한 사항을 제외하곤 대다수 행정 업무가 온라인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을 활용한 기도운동도 계속되고 있다. 예장백석은 사순절 기간 매일 정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전국교회가 함께 기도하도록 SNS와 유튜브를 통해 기도제목을 나누고 있다.
미증유의 비상시국으로 교회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교단이 앞장서 산하 교회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교단 행정 실무자들은 “행정과 예산 지출의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절약에 힘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단이 그동안 비축해 온 예산을 효과적으로 집행해 교회와 지역사회가 회복하도록 돕는 방안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