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양책에도… 코스피 1600선마저 붕괴

입력 2020-03-19 04:01
사진=권현구 기자

미국의 천문학적 경기 부양책 발표에도 18일 코스피지수가 4.86% 급락하며 1591.20까지 주저앉았다. 주가 반등을 지탱할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1600선마저 무너지며 10년 전 지수로 돌아갔다. 원·달러 환율도 1245.7원으로 오르며 10년 만에 원화가치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 각국 중앙은행의 ‘제로(0) 금리’ 선언도, 1조 달러(약 1200조원) 넘는 재정정책 발표도 시장의 공포를 잠재우지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 앞에선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코스피는 이날 개장 직후 0.82% 오름세로 출발했다. 그런데 오후 2시부터 갑자기 매물이 쏟아졌다. 외국인(5896억원)과 기관(4324억원)이 ‘동반 팔자’에 나서며 장 마감 직전 1600선이 붕괴된 채 거래를 마쳤다. 이날은 연기금마저 468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코스닥지수 역시 장중 한때 2% 넘게 올랐지만 코스피와 함께 급락세로 돌변했다. 결국 5.75% 내린 485.14에 마감, 500선마저 내줬다. 일본(닛케이225, -1.68%), 중국(상하이종합, -1.83%)도 하락했다. 한국거래소는 “장중 북미 공장의 셧다운(가동 중단) 소식 등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로 매물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전날 미국 뉴욕 3대 지수가 일제히 5~6% 급등하며 상승 기대감에 젖어 있던 금융시장은 또 다시 패닉에 빠졌다. 아시아 증시의 불안은 이날 오후 문을 연 유럽 증시에도 영향을 줬다. 영국, 독일, 프랑스 지수는 장중 4~5% 급락세를 보였다. 미국 다우지수는 이날 개장하자마자 6% 이상 폭락(이상 한국시간 오후 10시30분 현재)하며 하루 만에 공포 장세가 다시 연출됐다.

코로나 공포에 채권시장도 출렁였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2.0bp(1bp=0.01% 포인트) 오른(채권값 하락) 연 1.050%에 마감했다. 10년물 금리는 연 1.502%로 6.1bp나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COMEX)의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4월 인도분 가격도 배럴당 2.52% 내린 26.27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양민철 조민아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