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가 4·15 총선의 ‘진짜 민심(찐심)’을 들려드립니다. 예측불허 승부처를 찾아가 여론조사로는 드러나지 않는 유권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합니다.
서울 동작을은 여야의 자존심이 걸린 대표적 격전지다. 원내대표를 지낸 미래통합당 4선의 나경원 후보와 여당 영입인재인 판사 출신 이수진 후보 간 레이스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나 후보는 2014년 7월 재보궐 선거와 20대 총선 승리로 6년간 지역을 지켜왔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민심은 팽팽하다. 중앙일보가 입소스에 의뢰해 13~14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나 후보(36.6%)와 이 후보(36.2%)는 오차범위 내 접전 중이다. 다른 여론조사도 격차가 크지 않다.
‘정치 신인’ 이 후보는 지역구 현안과 민심을 살피느라 하루가 모자란다. 이 후보는 18일 오전 이수역 인근 카페에서 어린이집 원장들과 간담회를 했다. 이 후보가 빨간펜으로 자료에 표시하며 “다른 사례를 살펴보고 건의하겠다”고 하자 참석자들 사이에서 “판사 출신이니 명확한 판단을 기대한다”는 소리가 들렸다.
나 후보보다 낮은 인지도는 약점이다. 남성역에서 만난 택시기사 이모(58)씨는 “누군지 모르겠다”고 했다. 남성사계시장 식료품점 주인 홍모(65)씨는 “이름은 생소하지만, 막상 대화해보니 자신감이 꽤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 후보는 부족한 인지도를 ‘진정성’으로 경쟁한다는 전략이다. 코로나19로 얼굴을 알리기가 쉽지 않지만 만나는 사람에게 “변하지 않고 (정치)하겠습니다”라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6년 동안 지역구를 지켜온 나 후보는 주민들과의 스킨십이 자연스러웠다. 남성사계시장 과일가게에서 일하는 김모(48)씨는 “나 후보는 ‘의원님!’이라고 외치면 와서 포옹도 한다”며 “평소에도 한 달에 한 번은 지역에서 섬세하게 주민을 챙겼다”고 했다. 주민 박모(75)씨는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일 못 한다고 하는 사람은 없다”고 했다. 높은 인지도가 장점이지만 반감도 있다. 나 후보가 명함을 건네자 곧장 버리는 주민도 있었다.
서울 강남·서초·송파구와 맞붙은 이곳은 ‘강남 4구’를 바라는 주민이 많아 부동산과 교육 정책에 관심이 뜨겁다. 사당신동아아파트 주민 이모(37)씨는 “부동산 정책을 보고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동작을(사당1~5동·상도1동·흑석동)은 최근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른 곳 중 하나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문재인정부 들어 집값이 왕창 올랐다. 집값 올라서 떠난 주민도 많고, 여당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불만도 만만치 않다. 택시기사 강모(71)씨는 “새벽에 일하면 평소의 3분의 1밖에 못 버는데 정부 탓”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나 후보가 그동안 말로만 ‘강남 4구’를 외쳤다는 말을 주민들한테 많이 듣는다”고 했다. 이 후보는 “흑석동 고등학교 유치 문제, 청년 일자리, 부족한 문화 콘텐츠, 부동산까지 국회에 입성하면 진정성 있게 개선해 나가겠다”고 했다.
나 후보는 ‘경제심판론’ ‘정권심판론’을 앞세우면서 큰 인물론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나 후보는 “공약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다선 의원으로서 실천할 힘이 있다는 게 내 장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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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박재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