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 다시마 日축구협회장, 광범위한 동선에 파문 확산

입력 2020-03-19 04:05
다시마 고조 일본축구협회장 겸 일본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이 1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일본 체육계가 발칵 뒤집혔다. 다시마 회장은 최근 유럽과 미국 방문 뒤 귀국하고 나서도 협회 사무실에 출근하고 J리그 이사회에 참석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사진은 다시마 회장이 2018년 4월 9일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다시마 고조(62) 일본축구협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일본 체육계에 파문이 번지고 있다. 다시마 회장이 최근 유럽과 미국 등지를 오가며 활발한 대외활동을 벌여왔기 때문에 접촉자를 선별해 내는 일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시마 회장의 아내는 스포츠 선수들을 진료하는 의사로 일하고 있어 확진자로 판명될 경우 파장이 더 클 전망이다.

18일 복수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다시마 회장 측은 전날 확진 사실을 밝히면서 그간 동선을 상세하게 공개했다. 본래 이날 오후 5시 취재진을 상대로 J리그 이사회 기자회견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급히 온라인 회견으로 대체됐으며 확진 사실이 발표됐다. 다시마 회장은 일본올림픽위원회(JOC) 부위원장과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이사, 국제축구연맹(FIFA) 이사도 맡고 있다.

협회가 공개한 동선에 따르면 다시마 회장은 지난달 28일 일본을 출국해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국제축구평의회(IFAB) 연례 총회에 참석했다. 이어 지난 2~3일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회의에 갔다. 지난 5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로 건너가 일본 여자축구대표팀 경기를 시찰하고 이튿날 뉴욕에서 여자월드컵 유치 활동을 했다. 선수들과 접촉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감염경로로 가장 유력한 건 UEFA 회의다. 이 자리에는 이후 확진 판정을 받은 슬라비샤 코케자(42) 세르비아 축구협회장과 도미니크 블랑(70) 스위스 축구협회장이 참석했다. 당시는 코로나19 경계 분위기가 심하지 않아 포옹과 악수, 비즈(얼굴을 맞대는 프랑스식 인사) 등이 스스럼 없이 이뤄졌다. 다시마 회장은 “지난 14일에서야 코케자 회장의 확진을 인터넷에서 알게 됐다”며 “(회의 당시) 근처에 있었던 것은 기억나지만 전염 원인이었는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지난 8일 귀국한 다시마 회장은 그동안 일본축구협회 이사회 준비를 위해 협회 사무실에 출근했다. 직원들은 지난 달 26일부터 재택근무에 돌입한 상태였다. 다시마 회장은 14일 이사회에 참석한 뒤 15일 미열이 나는 것을 느끼고 16일 도쿄의 한 보건소에서 상담을 받았다. 같은 날 예정됐던 JOC 상무위원회에는 불참했다. 발병일은 14일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다시마 회장의 아내 도이 미치코(54)는 도쿄 국립스포츠과학센터(JISS) 스포츠의학 분야의 내과 의사다. 남편 다시마 회장으로부터 감염됐을 경우 그에게 진료받은 선수들, 혹은 동료 의료진에게 전파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 축구계 원로 가와부치 사부로(83) 고문은 “축구협회 이사회에서 다시마 회장 접촉자가 있었는지 여부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스즈키 다이치 일본 스포츠청 장관은 “관계단체가 정보를 확실히 수집해 대응해야 한다”면서 “강 건너 불구경할 게 아니라 (전파 여부를) 재차 단속해야 한다”고 말해다. 무라이 미쓰루 J리그연맹 의장은 “현 단계에서 J리그 간부 중 직접 접촉자는 없다”고 밝혔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