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중 불안심리에 기생하는 또 다른 병, 인포데믹

입력 2020-03-19 04:05
경기도 성남 은혜의 강 교회 집단감염의 직접적 원인은 정부 권고를 무시하고 강행한 현장예배에 있으나 잘못된 정보가 감염을 부추긴 측면도 있다. 이 교회가 지난 1일과 8일 예배 전 소금물을 분무기에 넣어 신도들에게 뿌리는 과정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더 퍼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방역 당국의 판단이다. 분무기를 신도 입안에 넣어 뿌린 에어로졸 형태의 소금물이 확진자 입에서 나온 침방울과 섞이면서 공기 중으로 확산됐다는 얘기다.

이 교회는 소금물이 코로나19를 없애는 데 좋다는 정보를 접하고 이 같은 행동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소금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는 건 과학적으로 전혀 입증되지 않은 가짜 정보다. 유튜브와 SNS에는 ‘알코올, 마늘, 카레를 먹으면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죽이려면 체온을 40도까지 올려야 한다’는 등 가짜 정보가 넘쳐난다. 소금으로 바이러스를 퇴치할 수 있다는 허황된 얘기도 지난달 21일 유튜브에 관련 영상이 오르면서 퍼져나갔다. 전문성으로 포장해 그럴듯하게 꾸며낸 가짜 정보도 홍수를 이룬다.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휴지 사재기 현상도 잘못된 정보에서 비롯됐다. 가짜 정보로 인한 부작용과 폐해가 얼마나 심각하면 세계보건기구가 감염병만큼 위험한 게 인포데믹(infodemic·정보전염병)이라고 경고했을까. 은혜의 강 교회 사례에서 보듯 가짜 정보를 활용하게 되면 감염을 막기는커녕 상황만 악화시킬 뿐이다.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방역 당국은 정보전염병과도 싸워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정부가 정보전염병을 막기 위해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에서 코로나19 관련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중앙사고수습본부 홈페이지로 연계토록 한 것은 당연한 조치다. 가짜 정보는 대중의 불안심리를 먹고 자란다. 시민들이 공신력 있는 전문가의 견해를 따른다면 가짜 정보가 설 자리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