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배지 거저 주나… 각당 비례 최상위, 커지는 자질 논란

입력 2020-03-18 04:07

여야 각 당이 야심차게 선정한 비례대표 최상위권 후보를 놓고 자질 및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한 후보는 기초생활비 부정수급 논란에 휩싸였고, 다른 후보는 대리게임 의혹을 받고 있다. 일부 후보는 비례 최상위 순번을 받기엔 경력이 현저히 부족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우선 더불어민주당 비례 1번 최혜영 교수는 기초생활비 부정수급 의혹을 받고 있다. 중증장애인인 최 교수는 2011년 장애인 럭비 선수인 남편과 결혼하면서 혼인신고를 고의로 미뤄 기초생활비와 장애인 활동지원금을 부정수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 후보는 17일 “이익을 취하려고 또는 의도한 것이 절대 아니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정의당 비례 1번 류호정 후보는 대리게임으로 게임 등급을 높인 뒤 대형 게임회사 입사에 이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그럼에도 정의당은 류 후보를 재신임해 형평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언론인 출신인 미래한국당 비례 1번 조수진 후보는 최근까지 강경한 표현을 쓰며 여권 인사들을 비판하다 곧바로 야당 비례 최상위 순번으로 직행해 적절치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비례대표 논란은 또 있다. 미래한국당에선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법률사무소 공정의 김정현 변호사가 5번 순위를 받았다. 확실한 당선권인 최상위 순번이다. 그는 지난해 4월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뒤 이제 수습기간을 끝낸 소형 로펌의 변호사다. 서울대 로스쿨 등 학력 외엔 별다른 경력이 없는데도 최상위 비례대표 후보로 뽑힌 것은 의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영입인재들 사이에서도 분란 조짐이 일고 있다. 미래한국당 영입인재들은 이날 단체성명을 내고 “저희 모두가 당선권 밖으로 순번 배정을 받은 것은 충격적”이라며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미래한국당 공천 재심 절차에 착수할 수 있게 해 달라. 그럴 수 없다면 복당을 시켜주고 통합당의 비례대표 절차를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정의당의 비례 5번 이은주 서울시 지하철공사 노조 정책실장은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선관위는 공사 노조 간부인 이 후보가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라고 판단, 공무원 등의 당내 경선운동을 금지한 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본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당은 “무리한 고발”이라고 반발했다.

영입인재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은 영입인재 대다수를 지역구에 전략공천하면서 안정적으로 인재 배치를 끝냈다. 민주당 영입인재 19명 중 12명은 전략공천을 받았다. 소병철 오영환 이용우 이수진 후보 등이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일부만 전략공천을 받고 나머지는 비례대표 당선권에서 대거 밀려났다. 통합당 영입인재 33명 중 지역구 공천을 받은 사람은 7명에 불과하다. 통합당 인재영입위원회가 영입한 인사는 양금희 신범철 김병민 후보 3명이고,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영입한 4명(태영호 송한섭 윤희숙 이수희)은 모두 전략공천을 받았다.

이가현 김용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