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코로나 대응 ‘히트상품’ 세계가 반했다

입력 2020-03-18 04:05
방호복으로 ‘완전무장’한 의료진이 드라이브스루 검진소에서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이 17일 선보인 워킹스루 검진부스. 음압병실 형태로 갖춰진 간이부스에 검사 대상자가 들어가면 의료진이 손만 넣어 검체를 빠르게 채취할 수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위기 속 탄생한 한국산 방역·의료용품들이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이미 세계 곳곳에 진출한 드라이브스루는 말할 것도 없고, 워킹스루 진료, 공중전화부스가 연상되는 ‘개인소독부스’, 세탁해 쓰는 나노마스크, 신속진단 키트 등 잇따른 혁신적 용품들이 ‘코로나 고위험국’을 ‘코로나 대응 선진국’으로 뒤집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코로나19 방역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드라이브스루 진단은 ‘빠르고 안전하다’ ‘혁신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전 세계로 빠르게 뻗어 나갔다. 의료진과 접촉면이 줄어들어 안전하며 검진 시간이 10분에 불과하다. 검진시설의 진화는 차내에 머물지 않았다. 공중전화부스처럼 생긴 1인용 음압부스에 걸어 들어와 검진을 받게 한 ‘워킹스루’ 방식까지 등장했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은 지난 15일 1인용 검체 채취 부스를 선보였다. 음압부스를 4개 설치해 검사 대상자가 들어오면 의료진은 부스 밖에서 손만 집어넣어 검체를 채취하면 된다. 감염 우려도 낮고, 시간도 검체 채취에 1분, 환기와 소독에 1~2분밖에 안 걸린다.

마스크 품귀현상은 세탁해서 쓸 수 있는 신소재 마스크 개발로 이어졌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 연구팀은 세탁 후에도 효율이 유지되는 나노섬유를 개발했다. 이 섬유 마스크는 20번 반복 세척해도 마스크의 여과 효율이 94% 이상 유지된다. 또 에탄올로 살균·세척하면 한 달 이상 사용할 수 있고, 굽힘 테스트도 4000회를 견뎌냈다. 바이러스 확진자·의심환자를 안전하게 옮기는 이동식 음압병상도 한국산 특허용품이다. 중소기업과 특허법률사무소가 공동개발한 이 음압병상은 병실과 화장실, 음압시스템, 오염방지 저장조로 이뤄진다. 1인만 입실할 수 있고, 외부에 설치된 음압장치가 내부음압을 조정한다. 정화조와 연결배관이 필요 없어 수도와 전기만 있으면 어디든 설치할 수 있다.

하루 걸리던 검사시간을 6시간으로 줄인 국내 신속진단 키트는 첫 수출에도 성공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내 진단 키트 5만1000개를 긴급수출 형태로 아랍에미리트(UAE)에 첫 수출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각 지자체들은 코로나19 대책의 ‘리트머스시험지’ 역할을 자처했다. 경북도는 필터교체형 면마스크를 제작해 지역 취약계층에 공급하고 있다. 충북도는 드론을 활용한 ‘항공방역’을 선보였다. 제주도청은 18일부터 청사 내 구내 식당 식탁에 투명 가림막을 설치한다. 식사 시 비말을 통한 전파를 막기 위해서다.

보건당국의 확진자 역학조사 결과를 실시간으로 반영해 시민들에게 동선을 공개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도 최첨단 정보통신기술과 추적 데이터시스템이 만들어낸 한국산 ‘코로나 예방 명품’이다.

오주환 기자, 전국종합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