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당(미래통합당의 비례정당) 한선교 대표의 ‘마이웨이 공천’에 통합당은 속수무책이었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통합당 영입인재들이 비례대표 후순위로 대거 밀린 데 부글부글 끓었지만 이를 뒤집을 길을 찾기도 어려운 상태다. 당내에선 “한 대표를 제어할 브레이크가 없다”는 말까지 나왔다.
황 대표는 17일 언론 인터뷰에서 미래한국당 공천안을 둘러싼 갈등과 관련해 “잘못된 부분들은 다시 살펴봐야겠다는 뜻을 얘기한 것”이라며 “(한 대표와) 생각을 같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황 대표와 만나 조율할 것이냐는 기자들 질문에 “그런 계획이 전혀 없다”면서도 “재심의 요청을 결정하는 최고위를 내일(18일) 오전에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통합당에선 미래한국당 최고위가 공천관리위원회에 재의 요구를 한 이후에도 공천안이 바뀌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공관위가 3분의 2 찬성으로 재의결할 경우 공천안은 그대로 확정된다. 한 대표는 “공천은 원칙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통합당에선 최악의 경우 통합당이 자체적으로 비례대표 후보를 내는 시나리오까지 거론된다. 하지만 통합당이 자체 비례대표 후보를 낼 경우 실익이 거의 없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용받는 4·15 총선에서는 지역구 의석을 많이 얻을수록 확보 가능한 비례대표 의석수가 줄어들게 돼 있다. 황 대표는 자체 비례대표 방안에 대해 “불가능하지 않다”면서도 “가급적이면 계획하고 구상한 대로 정상적인 자매정당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통합당이 대놓고 공천 순번 조정을 촉구하기도 어렵다.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통합당이 미래한국당의 독립성을 강조했던 터라 황 대표가 개입할 여지가 별로 없다. 통합당의 현실적인 카드는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소속이었다가 미래한국당 최고위원이 된 김성찬 이종명 의원 등을 통해 통합당 주장을 관철시키는 것뿐이다. 황 대표 측은 “황 대표가 격노했다고 해서 바뀌는 일이 없는 아주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엔 물밑 조율을 통해 3~4명의 공천 순번을 조정하는 타협안이 도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통합당 공관위는 부산·울산·경남 지역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울산 남을에서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울산시장 출신 박맹우 의원을 누르고 공천됐다. 이채익 의원(울산 남갑), 하태경 의원(부산 해운대갑), 이헌승 의원(부산 부산진을), 나동연 전 양산시장(경남 양산을), 윤한홍 의원(경남 창원마산회원), 최형두 전 국회 대변인(경남 창원마산합포) 등이 본선에 진출했다.
김경택 이상헌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