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이후 해외 교회들도 대책을 내놓고 있다. 미국 한인교회들도 속속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호주연합교회(UCA)는 최근 발표한 ‘코로나19 대응 지침’을 통해 ‘빈손의 성찬’을 제안했다. 빵과 포도주 없이 진행하는 빈손의 성찬은 감리교 목사로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됐던 토머스 페테피에스 목사가 사용했던 성찬법이다. 성도 간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UCA는 “빈손의 성찬이 교회의 공식 예식으로 사용된 일은 없다”면서 “하지만 상상력으로 성찬을 했던 경험이 코로나19 상황에서 간염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이를 위한 집례서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모이는 예배를 중단한 영국연합개혁교회(URC) 산하 교회들은 자가격리 중인 주민을 위한 심방에 나섰다. URC 교회들은 교인들에게 설문지를 돌렸다. 여기에는 ‘쇼핑해주기’ ‘편지 보내주기’ ‘안부 전화하기’ ‘긴급 지원하기’ 네 가지 질문이 담겼다. 교인들이 자가격리 중인 이웃을 위해 자신이 할 일을 표시해 교회에 제출하면 교회와 함께 지역사회 돌봄에 나선다.
미국 켄터키주 매릴랜드주 노스캐롤라이나주 등 일부 주는 주지사가 공식적으로 예배를 금지하는 조처를 내렸다. 그러나 교회의 예배는 멈추지 않았다. 목회자들은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영상으로 교인들을 만났다. 매릴랜드주 브리지웨이커뮤니티교회의 데이비드 앤더슨 목사는 페이스북 라이브로 교인과 대화를 나눴다고 지난 15일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성찬식은 각자 가정에 있는 음식으로 대체했다. 교인들은 크래커와 물, 크랜베리주스와 커피 등을 이용했다.
‘드라이브인(Drive-in)’ 방식의 예배도 등장했다. 워싱턴주 그로브교회는 지난 15일 차를 탄 채로 예배를 드릴 수 있는 드라이브인 예배를 진행했다. 성도들은 자신의 차를 타고 교회 앞으로 모인 후 라디오 주파수를 맞춰 교회 옥상에서 진행된 예배를 드렸다.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베델한인교회(김한요 목사)는 지난 12일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책을 위한 안내문’을 발표하고 모든 예배와 모임을 오는 31일까지 중단하고 온라인으로 전환키로 했다. 교회의 결정은 캘리포니아주 정부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남가주사랑의교회(노창수 목사)도 이달 말까지 온라인 예배를 드린다.
와싱톤중앙장로교회(류응렬 목사)도 28일까지 온라인 예배에 동참키로 했다. 류응렬 목사는 “성도들의 안전과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는 마음으로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버지니아 열린문장로교회(김용훈 목사)도 모든 예배를 온라인으로 드리기로 했다. 교회는 “성경책을 지참하고 온 가족이 모여 단정한 복장으로 예배를 드려 달라”고 부탁했다. 뉴욕 프라미스교회(허연행 목사)는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의 비상사태 선포 이후 예배를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장창일 백상현 양한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