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웨슬리는 18세기 영국 국교회 사제로 살았던 위대한 전도자이자 신학자다. 감리교를 비롯해 성결교와 순복음 교단의 원조로 꼽힌다. 장로교가 주류인 한국교회에서는 그의 삶과 신학을 깊이 있게 다룬 책이 많지 않다. 캐나다 토론토대 낙스신학대학원 겸임교수로 웨슬리 신학을 가르치는 허천회(토론토 말씀교회)(사진) 목사는 최근 ‘웨슬리의 생애와 신학’(CLC)을 펴내고 웨슬리의 모든 것을 조명했다.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17일 만난 허 목사는 “웨슬리는 단순히 특정 교단의 창시자가 아니라 교회사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신학자”라고 말했다. 그는 “루터와 칼뱅이 종교개혁을 일으키면서 개혁주의신학이 형성됐다면, 웨슬리는 개혁주의신학이 200여년을 지나오며 드러낸 한계와 모순을 극복해 새로운 신학적 대안을 제시했다”며 “웨슬리신학은 19~20세기를 여는 신학이 됨으로써 현대신학과도 연결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웨슬리신학은 미국에 전해지면서 19~20세기에 미국 부흥운동을 이끌었고 성결운동과 오순절부흥운동을 태동시킨 복음주의신학의 뿌리가 됐다. 또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가르침에 근거한 신학을 발전시켰다는 점에서 칼 바르트의 그리스도 중심 신학의 선구자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성령의 열매로서 성화를 설명했으며 평신도에게 설교권과 안수권을 줌으로써 당시 교단 신학과 갈등하기도 했다. 허 목사는 “개혁주의신학과 웨슬리신학, 그리고 이어지는 현대신학까지 종합할 때 비로소 기독교 신학 전체에 대한 바람직한 이해가 가능해진다”며 “웨슬리신학 공부는 단순히 웨슬리를 따르는 ‘웨슬리안’이 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기독교신학 전반을 이해하기 위한 필연적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허 목사는 서울신학대와 장로회신학대 신학대학원에서 공부하는 등 웨슬리와 칼뱅신학을 연이어 접했다. 이후 토론토대 낙스신학대학원에서 신학석사와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번 책의 집필을 위해 10년간 연구에 몰입했다. 꼼꼼한 각주와 출처 표시를 달아 연구서로서도 손색이 없다.
웨슬리는 요즘 같은 ‘코로나 시국’에 무슨 말을 했을까. 허 목사는 잠시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지금은 정부가 교회를 핍박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서로를 위해 협력하는 과정이라고 봐야 합니다. 한국교회가 지혜롭게 대처한다면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창조적 믿음의 영역을 개척할 기회를 얻을 것입니다. 서로 배려하면서 하나님과 가까워지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십시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