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희 욕을 못하면 신천지?

입력 2020-03-17 00:05

“지인이 ‘이만희 개XX’를 못하네요. 신천지일까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 ‘신천지 구별법’이 퍼지고 있다. ‘이만희 교주 욕을 못 한다’ ‘검지와 엄지로 V포즈를 한다’ ‘수·일요일에 흰색 상의와 검은색 하의를 입는다’ ‘위아원(We Are One), 텔레그램 등 애플리케이션(앱)이 깔려 있다’ 4가지가 대표적이다. 절대적 기준처럼 확산되고 있는 이 같은 구별법은 과연 정확한 걸까. 신천지 탈퇴자인 A씨와 이단 전문가 윤재덕 종말론사무소장, 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에게 진위를 확인했다.

우선 이들은 신천지 신도가 포교를 위해서라면 이만희 교주를 향한 욕설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만희 영생 불가’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V포즈와 복장은 신천지의 특징이긴 하지만, 확실한 기준은 아니라고 했다. 이러한 표식들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이를 숨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탁 교수는 “V포즈를 신천지가 자주 사용해 온 건 맞지만 많이 알려져서 앞으로도 유효한 구별법이라 보긴 어렵다”고 했다. 흰색 상의와 검은색 하의는 수·일요일 신천지 집회에 참석할 때 입어야 하는 복장이다. 그러나 윤 소장은 “요즘엔 옷을 갖고 다니거나 신천지 집회소에 두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위아원, 에스카드, S라인 등은 신천지 전용 앱이다. A씨는 “위아원은 섭외자 정보를 올리는 앱, 에스카드는 예배 참석 인증 앱, S라인은 각종 정보가 올라오는 통합 앱”이라고 말했다. 텔레그램을 쓰는 것도 맞다. 다만 해외 가상번호로 텔레그램을 이용하기도 해 지인에겐 텔레그램 이용을 숨길 수 있다고 A씨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구별법으로 의심하기보단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윤 소장은 “복음방과 센터 등 반드시 거치는 과정이 있다. 성경공부나 인문학 공부로 이어지면 그때 의심해도 된다”고 전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