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닫힌 해외門… 부산 제조업 ‘막막’

입력 2020-03-17 04:01
부산상공회의소.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한국인 입국제한 국가가 늘어나면서 부산지역 제조업 피해가 현실화하고 있다. 직원 파견을 못하거나 수출상담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상공회의소는 16일 한국인의 입국이 사실상 금지된 중국·일본·베트남 등 3개국에 국외법인이나 사업장을 둔 부산의 주요 제조기업 50여 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입국제한 영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외 사업장에 엔지니어를 파견하지 못해 공정이 지연되면서 피해를 호소하는 기업이 많았다. 중국 수리 조선소에 제품을 납품하는 A사는 직원을 파견하지 못해 감리와 제품 시운전을 하지 못하면서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

자동차부품을 제조하는 B사 역시 현지 공장에 설비 유지보수 기술자를 파견해야 하지만 입국 제한으로 공정 유지에 애를 먹고 있다. 단조 제품을 생산하는 C사도 제품 성격상 수출계약을 위한 구매상담을 필수적으로 해야하지만, 상황 장기화로 계약 차질이 우려된다.

출장은 엄두도 못내고 있다. 조선 기자재를 생산하는 D사와 화학제품을 제조하는 E사는 해외 출장을 모두 취소하고 관련 사업을 당분간 진행하지 않겠다고 했다. 철강선을 제조하는 F사는 출장 포기로 모든 신규거래가 중단된 상태다.

이에 따라 지역 제조업들은 화상회의나 전화·팩스·전자우편 등을 활용해 거래를 이어가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석유제품을 제조하는 G사는 화상회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하고 일본·베트남 거래처와 실무협의 중이다. 베트남에 신발 제조 공장은 운영 중인 H사는 현지 공장과 전자우편과 전화 등으로 업무를 진행 중이지만, 항공노선 축소·중단으로 원부자재 수급이 원활치 못해 설비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산본부 세관에 따르면 지난달 부산의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1% 감소한 10억 달러, 수입은 11.4% 감소한 8억2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대 중국 수출은 8.7%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춘절 연휴 연장과 현지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것으로 지난 1월(-12.8%)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