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톱’ 세계 스포츠계, 자선·기부 ‘올라운드 플레이’

입력 2020-03-17 04:06
미국 프로농구 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가드 스테판 커리(오른쪽)가 아내와 함께 지난 14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관련 기부 의사를 밝히면서 올린 트위터 글. 트위터 캡처

세계 스포츠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올스톱’ 된 가운데 여러 구단과 선수들이 선행에 나서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사무국에 따르면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를 비롯해 뉴캐슬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애스턴 빌라, 브라이튼&호브앨비언 등 5개 팀은 사용 예정이던 식료품을 각 지역사회 취약계층에게 기부했다. EPL이 다음달 3일까지 중단되자 지난 주말 경기에서 팬에게 판매하거나 구단 직원에게 지급하려고 했던 물량이다.

EPL 선두를 달리던 리버풀도 팬들과 함께 지역 자선단체에 식료품을 기부했다. 기부된 식료품의 약 4분의 1을 구단 측이 제공했다. 또 리버풀 1군 선수단과 리버풀 팬들의 자선단체 LFC 파운데이션은 1만 영국 파운드(약 1500만원)상당의 돈을 공동기부했다.

설기현 K리그 경남FC 감독의 선수 시절 소속팀이던 영국 2부 리그 챔피언십의 풀럼 FC, 블랙번 로버스도 식료품을 지역사회에 제공했다. 또 시즌 중단을 선언한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도 밴쿠버 화이트캡스가 14일 홈경기를 위해 경기장에 쌓아놨던 식료품을 기부했다.

CNN방송에 따르면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는 AC밀란이 방역을 위해 25만 유로(약 3억3900만원)를 지방정부에 기부했다. 인터밀란을 소유한 중국 수닝 그룹은 마스크 30만 장을 이탈리아에 기부했고, 아틀란타 팬들은 4만 유로(약 5400만원)를 모아 이탈리아 북부 병원에 전달했다.

한국인 스타 선수들의 코로나19 관련 기부도 세계 스포츠계에서 화제가 됐다. CNN방송은 최근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이 한국 구호단체에 2억원을 기부한 사실을 보도했다. 이어 리그오브레전드(LOL) 프로게이머 ‘페이커(본명 이상혁)’의 3000만원 기부와 함께 페이커 소속팀 T1이 저소득층 코로나19 대책을 위해 스트리밍 자선 방송을 열기로 한 것도 전했다.

미국 프로농구 NBA에서도 자선 행렬이 계속되고 있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간판 가드 스테판 커리는 아내와 함께 운영하는 자선재단 잇런플레이(Eat.Learn.Play)를 통해 지역 구호단체에 약 100만 끼니 이상의 식료품을 기부한다고 14일 트위터 계정에서 밝혔다. 휴교로 끼니를 거르는 빈곤층 학생들을 위해서다. 전 NBA 스타 선수 제리미 린 역시 15만 달러(약 1억8000만원)를 국제 구호단체 유니세프에 기부했다.

NBA 선수들은 특히 정규시즌 일정 중단으로 급여를 받지 못하는 비정규직 직원들을 돕기 위해 나섰다. NBA 선수 중 코로나19 첫 확진자 루디 고베어는 50만 달러를 기부하면서 20만 달러(약 24억원)를 비정규직 직원들에게 사용되도록 정했다. 클리블랜드 카발리어스의 케빈 러브,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의 블레이크 그리핀, 밀워키 벅스의 지아니스 아데토쿤보도 각각 홈 경기장 비정규직 직원들에게 10만 달러를 기부했다.

조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