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회가 집단 감염 온상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입력 2020-03-17 04:03
경기도 성남 은혜의 강 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했다. 교인들은 물론 목사 부부까지 포함해 40여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는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콜센터 관련 확진자 120여명에 이어 수도권에서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수도권 집단 감염 사태가 잇따라 발생한 데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번 집단 감염은 철저한 방역 대책을 세우지 않은 상태에서 함께 모여 예배를 보다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종교 집회 자제를 거듭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 예배를 강행한 결과 이런 사태가 일어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교회에서 집단 감염 사태가 또 발생하지 않도록 이번 일을 계기로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교회는 사회와 동떨어져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아픔을 같이하고 협력해야 한다. 특히 공동체에 해를 끼치거나 갈등을 일으키지 않도록 세심하게 신경써야 한다. 이웃과 공동체를 위하고 배려하는 것은 기독교 신앙의 핵심이기도 하다. 성전에 모두 모여 함께 예배를 드리는 것을 매우 중시하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사랑의교회, 소망교회 등을 비롯한 국내 많은 교회들이 고심 끝에 온라인 예배로 대체하는 결단을 내린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현장 예배를 볼 경우 방역에 구멍이 뚫릴 우려가 있는데다 설령 감염 확산 없이 예배를 본다 하더라도 많은 국민들이 불안해하기 때문이다. 은혜의 강 교회는 일반 교회와 달리 특정 교단에 소속되지 않고 한국독립교회 선교단체연합회에 참여해 독자 활동을 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주요 교단들이 정부와 소통하면서 온라인 예배로 대체한 것과 차이가 있다.

천주교도 사실상 모든 미사 중단에 들어갔고, 대한불교조계종도 소속 사찰의 대중 법회를 중단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현장 예배를 강행하는 일부 교회에서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개신교에 대한 국민 여론도 나빠질 수 있다. 최근 서울 동대문구 동안교회에서 수련회에 참석했던 교인 여러 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뒤여서 더욱 그렇다. 교회가 집단 감염의 온상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