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코로나19가 신천지 통해 창궐한 이유

입력 2020-03-17 04:07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에 대해 지난 11일(현지시간) 팬데믹(pandemic)을 선언하며 감염병 세계 대유행을 인정했다. 이후 코스피·코스닥 등 국내 증시가 바닥없이 폭락하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는 0%대에 진입했다. 우리 여당은 18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정부에 요구했다. 급기야 전 국민에게 재난기본소득으로 100만원씩 지급해야 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나라 곳간이 비면서 재정건전성이 사실상 무너지고 있다. 대구·경북 경제와 정서는 패닉 상태에 들어갔다. 전국 콜센터 직원들 사이에 코로나19가 심각하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대구 콜센터 17곳에서도 6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해양수산부 확진자는 27명으로 늘었다. 전국 구석구석으로 바이러스가 퍼져나가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달 13일 문재인 대통령은 바이러스는 곧 종식되므로 국민은 삶의 현장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까지 했었다. 불행하게도 그렇게 되지 않았다.

코로나19 세계 대유행 중심에 대한민국의 경우는 신천지라는 집단이 있었다. 모든 사회 조직의 현장 즉 공직자, 기업, 학교, 종교의 구석구석에 신천지 집단에 속한 신도들이 있었다. 대구 신천지 집단과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서 감염된 신천지인을 통해 바이러스는 엄청난 속도로 전파됐다. 사회 조직이 거의 마비될 지경이다. 대유행병이 발생하면 국가 조직에 의해 지도를 받고 따라야 하는 것이 상식적인데 유일하게 따르지 않았던 집단이 이만희 교주의 신천지 집단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문제가 생기면 어떤 종교라도 국가 시스템을 따라 협력하는데 신천지는 내부 단속을 하는 데만 급급해 바이러스 확장세에 앞장서는 결과를 가져왔다.

왜 신천지인들은 이런 의식을 갖고 있으며 상식적인 사회성이 없는 걸까? 신천지인들은 미래가 분명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자신들의 문제를 신천지가 해결해줬다고 믿고 앞으로의 문제도 신천지 조직을 통해 해결되리라는 착각, 즉 거짓 교리에 묶여버린 집단이다. 사회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은 자신들의 외로움과 답답함을 풀어주는 대안으로 신천지를 받아들이게 하는 속임수 과정을 공부하면서 걸려들었다. 자신들의 미래 문제를 신천지가 해결한다고 믿게 됐다. 이만희 교주는 절대적 존재로 마음에 자리 잡게 되고 모든 신천지인은 신천지 교리로 무장돼 버린다. 가정, 학교, 사회, 직장까지도 전혀 중요하지 않고 오직 신천지 건설이 목표가 되어 버린다.

신천지에는 의식을 무섭게 바꿔버리는 거짓교리가 있는데 모략교이다. 신천지 건설을 위해서 하는 거짓말은 어떤 것도 정당화되는 교리다. 전 국민에게 거짓말을 해서라도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는 것이 사명이 된다. 종교성은 인간에게 뿌리처럼 있지만 거짓된 종교성은 인생과 사회를 피폐하게 만들어 버린다. 그럼에도 이런 일을 저지른 자신들은 전혀 죄의식이 없다. 선배, 가족, 지인, 친구, 직장 동료 등 누구에게도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거짓말하는 자신들이 부끄럽지도 않다. 이런 의식이 이번에 바이러스 창궐을 만들어 내는 도구가 됐다. 현재까지 대구 전체 확진자 가운데 72.2%가 신천지 관련자다. 속은 자가 또 속이는 조직이 신천지다. 앞으로도 신천지는 계속 사람들을 속이며 자신들의 목표를 이뤄갈 것이다.

한국발 입국 제한국이 142개국이 됐다. 대한민국의 경우 정부의 초기 대처에 부족함도 있었지만 신천지 집단이 아니었다면 이렇게까지 창궐하진 않았을 것이다. 건전한 종교들, 특히 신천지 문제에 일정 분량의 책임이 있는 기독교는 더욱 바른 신앙과 윤리와 인성을 형성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사회의 모든 일원은 누군가가 내 인생에 최고의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도 좋지만 모든 것을 책임져 줄 수 있다는 인식을 가져서는 안 될 것이다. 정통 종교는 이미 세상에 드러나 있다. 인생에 새로운 정답을 주는 종교가 갑자기 생긴다고 믿어서는 안 된다. 정당하게 일하고 공부하고 열심히 사는 사회가 돼야 한다.

서영국 고신총회이단대책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