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후유증이 중국발 제조업 위기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구매자관리지수(PMI)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PMI는 제조 업체들의 체감 경기를 나타낸다. 또 코로나19에 따른 중국의 산업 피해로 미국 제조업의 중간재 수급 차질도 예상된다. 경제 규모 세계 1, 2위 국가의 실물 타격이 예상되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5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해외경제 포커스-글로벌 경제 이슈’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PMI는 35.7을 기록했다. 전월(50.0) 대비 14.3포인트 급락하면서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생산 및 신규 수주, 고용 등 주요 PMI 구성 항목 지수가 글로벌 금융위기(2018년 9월) 때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중국은 2008년 11월 금융위기 당시 38.8을 기록했다. 통상 PMI가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그 반대면 경기 수축을 의미한다.
한은은 “(코로나19 여파로) 서비스 수요가 급감한 데다 공장 가동 중지, 도시 봉쇄 등으로 인한 공급 차질이 더해졌다”면서 “이에 따른 제조업 생산 부진이 심화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제조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대표적 중간재 생산국인 중국에서 공급이 멈춘 탓이다. 미국 중간재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5.2%다. 캐나다(17.7%)에 이어 두 번째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제조업 정상화 시점이 글로벌 제조업의 경기 회복과도 직결된다고 본다. 아울러 코로나19가 캐나다와 남미 지역으로 확산될 경우 해당 지역과 연계된 미국 제조업의 중간재 수급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됐다.
현재 미국을 비롯해 유럽 주요 국가들이 국가 봉쇄와 이동금지 등을 시행하고 있어 현지 산업계 피해 또한 예상되고 있다.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중국 다음으로 큰 피해를 입은 이탈리아의 경우 위험도가 더하다. 지난해 4분기(전기 대비 -0.3%)에 이어 올해 상반기 중에도 마이너스 성장에 머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