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전방위로 확산하면서 세계 각국 정상들의 감염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내외 인사들을 만난 뒤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이 알려져 검사를 받거나 가족, 측근들이 확진 판정을 받아 자가격리에 들어가는 정상들이 늘고 있다.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된 스페인에서는 페드로 산체스 총리의 부인인 마리아 베고나 고메스 페르난데스 여사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AFP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페인 총리실은 총리 부부가 관저에 머물고 있고 건강 상태는 양호하다고 밝혔지만 총리 감염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이미 산체스 총리의 측근인 이레네 몬테로 양성평등부 장관이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조치에 들어갔다.
앞서 캐나다 총리실은 지난 13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부인 소피 그레고어 트뤼도 여사가 양성 판정을 받아 부부가 함께 격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을 방문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 12일 귀국 후 받은 1차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지만 조만간 추가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는 이날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방미 기간 접촉한 인사 중 최소 6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기존에 알려진 대통령실 소속 파비우 바인가르텐 커뮤니케이션국장을 비롯해 네스토르 포로스테르 미국 주재 브라질 대리대사, 변호사, 기업인 등이 포함됐다.
당초 브라질 대통령실은 방미 일행 전원을 검사한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거짓 설명이 됐다. 루이스 엔히키 만데타 보건부 장관은 대통령에 대한 2차 검사가 1주일가량 지나 이뤄질 예정이고 그 전에 증상이 나타나면 앞당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지난 7일 만찬을 함께 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치의인 숀 콘리는 이날 밤 배포한 자료에서 “대통령은 검사 진행을 선택했고, 나는 검사 결과가 음성이라는 확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마러라고에서 브라질 대표단과 만찬 후 1주일간 대통령은 아무 증상이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팜비치의 개인별장인 마러라고에서 브라질 대표단과 만찬을 한 뒤 감염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는 검사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하다 지난 13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이 계속되자 결국 검사를 받았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참모진이 확진자와 접촉해 격리되자 검사를 받았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측근인 크리스토퍼 고 상원의원에 따르면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다고 한다.
마르셀루 헤벨루 지 소자 포르투갈 대통령은 관저를 방문한 어린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검사를 받아 음성이 나왔지만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