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의 최대 격전지 서울에선 전직 국무총리끼리, 여성 판사 출신끼리, 숙명의 라이벌끼리 맞붙는가 하면 청와대 인사가 나오는 곳에 자객이 투입되는 등 흥미로운 대결이 펼쳐진다. 특히 서울은 여야 총선 전체 판세를 좌우하는 곳이어서 여야는 그야말로 사활을 건 승부수를 내놓은 상태다.
‘정치 1번지’ 종로는 문재인정부 초대 총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박근혜정부 마지막 총리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맞붙는다. 여야의 유력 대권 주자가 격돌하는 빅매치이기 때문에 전체 선거 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이 위원장이 우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정권 심판론’을 내건 황 대표가 추격하는 양상이다. 한국리서치가 한국일보 의뢰로 지난 1~2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 위원장 지지율이 49.6%, 황 대표는 27.7%로 집계됐다(그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나경원 통합당 의원의 지역구인 동작을에는 민주당 전략공천을 받은 이수진 전 판사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원내대표 출신 4선 의원에게 신인이 도전하는 양상이지만 두 후보는 여성에 서울대 출신, 전직 판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나 의원은 사법시험 34회, 이 전 판사는 40회다. 동작을은 여야 어느 한쪽의 텃밭이라고 보기 어려운 지역이어서 결과를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광진을에서도 민주당의 정치 신인과 통합당의 거물이 맞붙는다.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대결이다. 오 전 시장은 1년 전부터 이곳 출마를 결심하고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광진을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5차례나 당선된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고 전 대변인의 대중적 인지도도 오 전 시장에게 뒤지지 않아 판세는 아직 예측하기 힘들다.
송파을에선 최재성 민주당 의원과 MBC 앵커 출신 배현진 통합당 후보의 ‘리턴 매치’가 벌어진다. 2018년 재선거 때 최 의원에게 큰 격차로 졌던 배 전 앵커가 2년 와신상담 끝에 다시 도전한다. 송파을은 17·18·19대 총선에서 통합당 계열 후보가 당선됐지만 20대 총선에선 민주당 후보가 이겼다.
서대문갑에선 우상호 민주당 의원과 이성헌 전 통합당 의원이 6번째 맞대결을 벌인다. 둘은 연세대 81학번 동기로, 총학생회장도 번갈아 지냈다. 과거 5차례 대결에선 이 전 의원이 16대와 18대, 우 의원이 17대와 19·20대 총선에서 이겼다.
청와대 출신 인사를 꺾으러 통합당의 자객이 투입된 곳도 눈길을 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지역구인 구로을에 민주당은 ‘문 대통령 복심’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꽂았고, 통합당은 김용태 의원을 보냈다. 강서을에선 진성준 전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과 ‘청와대의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을 폭로한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이 맞붙는다.
김용현 박재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