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지면을 통해 말한 교회개혁에 대한 내용을 정리함으로써 10주간의 연재를 마무리하겠습니다. 글을 기고하는 동안 유익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국민일보에 감사드립니다.
1. 종교개혁은 성경을 기준으로 삼겠다는 분명한 선언
한국장로교회는 WCC(세계교회협의회) 참여 문제로 합동과 통합으로 분열됐습니다. 그 분열의 이유가 교회개혁이었습니다. WCC를 지지하는 측이나 반대하는 측 모두가 스스로가 생각하는 바른 ‘교회개혁’이란 이유로 다른 결정을 한 것입니다.
바른 ‘교회개혁’을 정의하기 위한 판단기준이 필요합니다. 종교개혁자에게 유일한 캐논(CANON 기준, 규범)은 성경이었습니다. 성경을 뒤로 밀어둔 채 사회현상이나 인간 양심에서 해결책을 찾으려 한다면 다양한 사회현상과 인간 양심의 가변성, 인간의 불완전성에 의해 모두가 길을 잃는다는 것을 교회의 역사가 다양한 사건들을 통해 보여줍니다.
2. 교회개혁은 회심의 사건으로부터 출발하는 영적 사역
루터의 종교개혁은 예수가 십자가에서 행하신 어떤 일에 대한 개인적 이해의 변화로부터 출발했습니다. ‘회심’이라 부르는 종교적 사건입니다. 교회개혁은 그처럼 루터에게서 보이는 예수 그리스도와의 인격적 만남인 회심이나 요한 웨슬리에게서 보이는 개인적인 영적 은혜를 기초로 할 때만 올바르게 확산되는 영적 세계입니다.
3. 교회개혁은 신학과 교리 개혁
시간이 흐르면서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할 주제가 교회에 누적되기 시작하는데 그것은 교리적인 문제였습니다. 종교개혁은 예수 그리스도만이 구원자라는 교리의 회복으로부터 시작된 신학 개혁의 역사입니다. 우리 시대에 바른 신학과 교리의 회복이 시급한 이유입니다.
4. 종교개혁은 지도자의 개혁
‘부활하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1세기 교회의 사역과 권위의 중심이었다면 시간이 흐르며 교회는 예수 중심에서 인간 중심의 구조로 확연히 변질됩니다.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은 사실상 이러한 타락한 종교지도자들로부터의 개혁이었습니다.
5. 교회개혁은 설교의 개혁
종교개혁은 하나님이 설교를 통해 교회를 수렁에서 건진 역사입니다. 종교개혁의 주역들인 루터, 츠빙글리, 칼뱅, 낙스 등은 성경을 설교했고 자국민의 말로 설교했고 알기 쉬운 말로 설교했습니다. 그들이 설교할 때 그들 앞에는 수많은 사람이 모여들었고 설교자들은 그들을 다시 성경 앞으로 이끌었습니다. 교회개혁의 길은 설교의 회복에 있습니다.
6. 교회개혁은 ‘오직’의 비타협성의 결과
종교개혁은 ‘오직 성경으로’라는 구호로 집약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오직’이라는 말입니다. ‘오직’이라는 말에 담긴 분명함과 비타협성이 종교개혁의 기반이었기 때문입니다. 종교개혁은 그처럼 혼합주의, 포용주의, 공로주의, 다원주의에 대항하는 신앙고백의 역사입니다.
7. 교회개혁은 독점사제주의에서 만인사제주의로의 변화
16세기 종교개혁이 있기 전, 교회는 교황(사제)과 일반 교인은 서로 질이 다른 존재라고 가르쳤습니다. 그러나 개혁자들은 그리스도를 구주로 믿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하나님께로 나아갈 수 있는 하나님의 자녀라고 외쳤습니다. 바로 만인제사장 교리였습니다. 이 교리가 중세사회의 모든 것을 바꿨습니다. 그리스도인이 자신을 제사장과 하나님의 대사로 알고 그 소명의식으로 살아가는 것에 오늘날의 교회개혁이 있습니다.
8. 교회개혁은 성경 안에 모든 사상이 녹아드는 것
종교개혁자들은 성경의 주장을 고수하기 위해 어떤 진보적 태도나 변화도 거부하는 보수주의자였고 동시에 비성경적인 것이라면 무엇이든 단호히 바꾸겠다는 진보주의자였습니다. 이 사상이 한 주체 안에 있었기에 16세기 종교개혁은 일관되게 지킬 것을 지켰고 버릴 것은 버릴 수 있었습니다. 참된 교회개혁을 꿈꾸는 자들이 가져야 할 정신입니다.
9. 교회개혁을 방해하는 두 개 걸림돌.
그것은 성경으로 돌아가지 않으려는 태도와 부흥(Revival)에 대한 기대 없음입니다. 1, 2차 대각성 운동, 웨일즈 부흥, 평양 대부흥 운동 같은 부흥의 역사에서 현대의 교회개혁자들이 그토록 바라는 교회와 성도의 윤리적·도덕적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은 부흥이 교회개혁의 중심이라는 증거입니다.
제2의 종교개혁을 외치는 시대입니다. 답은 명백합니다. 우리에게 맡겨진 교회개혁의 시대적 사명을 올바로 수행하기 위해 다시 ‘오직 성경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교회 구성원들이 성경을 사랑하는 사람, 성경을 따라 살아가는 사람이 되는 거대한 ‘성경 사랑의 붐’이 하나님의 은혜와 부흥을 갈망하는 사모함으로 다시 이 땅에 일어나는 것입니다.
김영우 혜림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