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철인데…” 코로나로 농촌 인력난 비상

입력 2020-03-13 04:01
강원 농촌 외국인노동자. 연합뉴스

전북 진안군 용담면에서 7260㎡ 규모의 깻잎 농사를 짓고 있는 김모(51)씨는 매일 수확을 하느라 푸념할 시간도 없다. 김씨는 5개월간 일손을 맡기기 위해 외국인 계절 근로자 2명을 신청했지만 이달 초 들어오기로 했던 캄보디아인들이 입국을 포기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씨는 “5월엔 고추를 심으려고 외국인들을 배정받았는데 이들이 오지 못하면 계획했던 일들이 모두 어그러진다”며 “군청과 긴밀히 협의해 대체 인력을 찾고 있다”고 털어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본격 영농철을 앞둔 농촌의 일손 구하기에 비상이 걸렸다. 12일 전국 시·도에 따르면 올해 4797명의 외국인 계절 근로자가 이달 초부터 입국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이를 포기하거나 연기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농사철을 앞두고 외국인 근로자마저 얻지 못한 농가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올해 2173명을 배정받은 강원지역 농가들은 속앓이만 하고 있다. 다음달 중 춘천시와 정선군으로 들어오기로 했던 인원 500여명이 입국을 연기했다. 경북에선 상반기 765명도 입국을 꺼리고 있다.

전북의 경우도 상반기 입국 인원 255명 중 78.4%(200명)가 항공 운항이 중단된 베트남 근로자다.

각 지자체는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전북도는 현재 국내에 머물고 있는 외국인을 농촌에서 일할 수 있도록 일시적이나마 허용해달라고 법무부에 공식 요구했다. 이주여성 초청 가족이나 고용허가제로 들어온 비전문취업 외국인 등을 농번기만이라도 일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경북도는 13개 시·군에 설치돼 있는 농촌인력지원센터를 활용해 이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