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진원지로 알려진 중국 후베이성 우한 지역을 비롯해 중국 지역마다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의 온라인 포교가 최근에도 극성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한에선 지난 1월 23일 봉쇄령 이후에도 신천지가 주민들의 자가격리 상태를 이용해 공포심을 조장하며 무료 심리상담을 미끼로 온라인 포교 활동을 펼치는 것으로 앞서 확인됐다(국민일보 2020년 2월 17일자 30면 참조).
우한에 거주하는 신천지 탈퇴자 중국인 A씨는 “외출이 제한된 우한 사람들이 최근 가장 경계하는 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온라인 마스크 구매 사기’이고 다른 하나는 ‘QR코드가 담긴 신천지의 온라인 포교’”라고 전했다. 이어 “사기꾼들에게는 돈을 잃고 신천지한텐 영혼을 뺏기는 것”이라며 분개했다.
신천지의 핵심 전략은 ‘우한을 위한 기도운동’을 가장한 온라인 캠페인이다. 중국인 대부분이 사용하는 ‘위챗’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불특정 다수에게 QR코드가 삽입된 캠페인 이미지를 전달하고 QR코드를 통해 신천지 신도가 활동하는 단체의 기도채팅방으로 유인한다.
국민일보가 입수한 캠페인 이미지에는 ‘우한 힘내자. 우리도 할 수 있다’ 등의 응원 문구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생활수칙이 적혀 있었다. 이미지 중앙의 QR코드를 통해 채팅방에 들어가면 기도제목이나 응원 메시지를 나눌 수 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심리적 불안감을 유발하고 무료 심리상담을 권하는 신천지 강사의 동영상이 업로드된다. 심리상담을 위해 일대일 채팅을 시작하는 순간 본격적인 ‘추수’가 이뤄진다.
A씨는 “3주 전 지인으로부터 기도운동 캠페인 이미지를 받았는데 채팅방에 들어가 대화를 나누고 영상을 보니 전형적인 신천지 포교 방식이었다”며 “지금도 위챗을 통해 QR코드가 들어있는 이미지가 유통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 사이 지인 중 몇 사람은 만류에도 불구하고 신천지에 포섭됐다”며 “처음엔 코로나 환자들을 위해 기도하다가 신천지 교리 온라인 과정으로 이어졌고 교리에 세뇌된 후엔 인터넷으로 포교 대상을 찾는 활동까지 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된 신천지 대구센터 소식을 접한 중국에서도 ‘신천지 경계령’이 내려졌다. 중국 다롄 신앙과사회문화교류회 소속 이단전문가는 “중국 언론이 연일 신천지발 코로나19의 역유입 우려를 전하고 있어 주민들도 경계심을 갖고 있다”며 “하지만 신천지가 워낙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을 현혹하고 있어 위챗을 활용해 온라인 포교에 대한 주의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