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영토 확장하는 한식, 비결은 철저한 현지화

입력 2020-03-12 21:56
CJ제일제당 ‘비비고 만두’와 오리온 ‘초코파이情’이 현지 소비자 입맛에 맞춘 제품으로 해외 매출을 늘리고 있다. 비비고 만두와 오리온 초코파이 국내외 제품 사진들. 각사 제공

전 세계를 강타한 한류가 한식까지 뻗어오면서 한식의 글로벌 영토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특히 CJ제일제당 ‘비비고 만두’와 오리온 ‘초코파이情’은 현지 입맛에 맞춘 제품들을 출시하면서 현지인의 마음을 제대로 공략했다. 여기에 품질까지 놓치지 않아 현지시장에 확실히 안착했다.

국내에서도 꾸준히 성장해온 ‘비비고 만두’는 2018년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처음 넘어섰다. 이후 미국 시장 약진으로 2015년 1240억원이었던 해외 매출은 지난해 5520억원까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미국에서만 3630억원의 매출이 발생, 국내매출을 뛰어넘기도 했다.

‘비비고 만두’는 중국, 베트남, 유럽, 일본 등 진출한 모든 지역에서 매출이 성장했다. 중국에선 매출 1000억원 돌파를 목전에 뒀고, 베트남에서는 600억원을 기록했다. 유럽과 일본도 전년 대비 매출이 확대되면서 한국식 만두 열풍에 힘을 보탰다.

CJ제일제당은 철저한 현지 조사와 분석으로 현지 소비자 입맛에 맞춘 제품을 개발해내는 데 주력했다. 미국에서는 현지인들이 닭고기와 실란트로(고수)를 선호하는 것을 고려해 만두소에 닭고기와 실란트로를 넣은 ‘치킨&실란트로 만두’를 개발했다. 중국에서는 옥수수와 배추를 많이 먹는 식습관을 토대로 ‘비비고 옥수수 왕교자’ ‘비비고 배추 왕교자’ 등을 선보였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비비고 만두’는 한식 세계화를 이끄는 선두주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R&D 투자와 대륙별 생산거점 간 사업 시너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글로벌 만두 사업 확대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출시 46주년을 맞은 오리온 ‘초코파이情’도 국내엔 없는 색다른 현지화 제품을 내놓으면서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라즈베리, 체리, 블랙커런트 등 과일 맛을 담은 초코파이를 러시아에서 연이어 출시하면서 전년 대비 매출이 23% 넘게 성장했다. 텃밭에서 농사지은 베리류를 잼으로 만들어 먹는 게 익숙한 러시아인들의 문화에서 착안해 베리류 초코파이를 출시한 게 현지인의 입맛을 저격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현지화 제품 덕에 초코파이는 중국과 베트남에서도 잘 나가는 중이다. 차를 즐겨 마시는 중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춘 ‘초코파이 마차’와 진한 초콜릿맛을 선호하는 베트남 소비자들의 성향에 맞춘 ‘초코파이 다크’ 모두 브랜드 전체 매출에서 1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오리온은 글로벌 통합 R&D 관리를 통해 현지화 전략을 성공시켰다고 평가했다. 2017년부터 글로벌 통합관리를 시작하면서 법인별 R&D 노하우를 공유하고 지속적으로 현지화된 신제품을 선보인 게 제2의 전성기를 만든 동력이라는 설명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국가별로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면서 초코파이 브랜드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 차별화된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초코파이 제2의 글로벌 도약에 나서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