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판매시간 통일하고 보유분 풀고… 정부도 못한 마스크 문제 자치구가 해결

입력 2020-03-12 04:07

중앙정부도 못한 일을 서울의 자치구들이 해결해내고 있다. ‘공적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 뒤에도 혼선과 불편이 해소되지 않자 자치구들이 자체 물량을 확보해 전 주민에게 무료 배달하거나 판매시간을 통일하기 위해 약국에 물량을 미리 공급하고 있어서다.

서울 노원구(구청장 오승록)는 11일 모든 구민에게 마스크를 1인당 2장씩 무료 배달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노원구에 주민등록을 둔 주민 53만1840명 전체다. 통반장들이 주민센터에서 마스크를 받아 각 세대를 직접 방문해 전달한다. 구는 지난 한 달간 경기도 양주, 부산, 경남 밀양 등 전국을 순회하며 어렵게 마스크 110만장을 확보했다. 유아용 마스크는 1인당 4장씩 10만장을 이미 배부했다.

서초구(구청장 조은희)는 지난 9일 자체 확보한 마스크 총 5만6250장을 관내 225개 약국에 250장씩 미리 배부했다. 약국이 당일 판매량 250장을 제외한 여유분 250장을 미리 확보하게 해 다음 날 공적 마스크가 입고되기 전에 판매를 시작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마스크 5만6250장은 서초구가 취약계층을 위해 지방 곳곳을 돌며 발품을 팔아 확보한 물량이다. 이은경 서초구약사회장은 “약사 입장에서도 손님들에게 마스크를 몇 시에 팔 건지 사전에 고지하고 싶었다”며 “하루 분량의 마스크 여유가 있으면 가능했는데 이 문제를 서초구에서 해결해줬다”고 말했다. 중랑구(구청장 류경기)는 지난 10일 관내 약국 166곳의 마스크 판매 희망시간을 전수조사해 약국별 판매시간을 구 홈페이지와 SNS에 게시했다. 구는 자체 물량 1만6600개의 마스크를 약국에 긴급 지원했다.

동작구(구청장 이창우)는 11일부터 관내 약국 180곳의 공적 마스크 판매 시작시간을 오후 1시로 통일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상도동 지역 약국 40곳의 공적 마스크 배송을 구에서 전담키로 했다. 은평구(구청장 김미경)는 12일부터 평일 마스크 판매시간을 오후 1시와 오후 5시로 정하고, 각 약국이 정한 시간에 맞춰 판매하도록 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