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권유로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야구를 시작했다. 특별히 운동에 재능이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초등학교 때는 그럭저럭 넘겼다. 그러나 중학교부터 훈련이 너무 힘들었고 무릎에 이상이 와서 1년 정도 운동을 쉬었다. 당장 그만두고 싶었지만 고등학교 입학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실력도 없는 데다 몸도 아프고 자신감도 없다 보니 감독에게 늘 무시당하면서 겨우 버티다가 졸업하면서 바로 그만두었다. 운동을 한답시고 수업을 거의 받지 않았으니 머리는 텅 비어 있었다. 시간이 흐르며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학원에 등록하고 공부를 시작했다. ‘대학에 가면 무시당하지 않겠지’ 하는 생각에 체육학과에 원서를 넣었지만 실기시험에 자신이 없어 그것마저 포기하고 겨우 지방의 2년제 야간대학에 입학했다. 학교에서 후배들은 내가 설명해주면 교수님이 설명해주실 때보다 더 알아듣기 쉽다고 칭찬해주었지만 나는 여전히 자신이 없었다. 졸업 후 취업을 하고 누나의 권유로 춘천 한마음교회에 갔다. 거기서도 나는 한없이 작아보였고 무식하니 대화조차 자유롭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날 예배 중에 목사님의 ‘왜 사람이 변하지 않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제자들을 보게 됐다’는 말씀을 들었다. ‘죽음이 두려워 도망갔지만 나중에 목숨을 버리면서도 예수님이 하나님이심을 증거한 제자들은 도대체 무엇을 보았을까.’ 아무리 살펴보아도 ‘부활’밖에 없었다는 목사님 말씀이 그대로 내게 임했다. 예수님의 부활은 실제로 일어난 사실이었고 우리에게 주신 확실한 증거였다. 그리고 ‘예수님을 믿지 않는 것이 죄’라는 성경말씀에 바로 아멘이 나왔다. 내가 지은 죄를 예수님이 용서해주셨는데 끝까지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지 않은 그 악랄한 죄가 정확히 보이자 나는 바로 회개하고 예수님을 영접했다.
내가 힘들었던 것은 성공을 못해서도 아니었고 못 배워서도 아니었다. 내가 내 마음에 주인 되어 내 기준에 맞는 만족을 찾아 다녔기에 힘들었던 거였고 끝없이 남들과 비교하며 다른 사람들보다 똑똑해 보여 부러워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했던 나의 중심이 나를 자신감 없게 했던 거였다. 세상에서 유명한 자가 되고 싶었고 자랑하며 살고 싶어했던 것이 나를 힘들게 했던 거였다. 내가 지고 있던 무거운 짐이 단숨에 다 내려놓아졌다. 목사님께서 “전능자가 이 땅에 오셨다 가셨는데 그냥 가셨겠느냐 모든 것을 다 주시고 가셨다”는 말씀이 내 삶에 실제가 됐다. 그 후 지금까지 나는 정말 자유롭고 자신감 있는 삶을 살고 있다. 자신감이 없어 말도 제대로 못하던 내가 대학원 다닐 때는 발표를 너무 잘해서 주위에서 ‘야! 넌 딱 교수 스타일이야’라는 기적 같은 말도 들었다.
놀랍게도 하나님께서는 대학교에서 강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 회사 대표님의 소개로 컴맹이던 내가 대학에서 컴퓨터 과목을 강의하게 된 것이다. 예전 같으면 두려워했을텐테 하나님이 나와 함께하신다는 말씀을 붙들고 나가니 기쁘게 학생들 앞에 설 수 있었다.
끝없이 남들과 비교하고 자신감 없이 살았던 나는 지금 예수님과 동행하며 기쁨의 하루를 보낸다. 몇 년 전 여름 성경학교 성극에서 베드로역을 할 때 했던 대사는 오늘 나의 고백이다. “나는 죽는 그날까지 내가 만난 부활하신 예수님을 증거할 걸세.”
이덕희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