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일대일 전도 훈련’ 받던 날, 정죄만 하던 내가 보였다

입력 2020-03-12 00:05
이원희 집사(가운데)가 지난달 6일 일대일 전도 양육자 훈련에서 간증하고 있다.

저는 깨지고 상처투성이지만 물질적인 거짓 위로가 가득한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인생에 대한 오만함과 착각으로 모두의 반대에도 결혼 후 여섯 살 난 아이를 입양했습니다.

입양한 아이에게 최고의 것을 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할수록 아이는 최악으로 변해 갔습니다. 계획대로 살아지지 않는 삶이 모두를 지치게 했습니다. 은혜를 모르는 아이를 탓하며 제 선택을 후회했습니다. 나의 선택이 실패한 인생길로 향하게 했다는 생각에 견딜 수 없었습니다. 내 발로 들어갔지만 스스로 나갈 수 없는 뚜껑 닫힌 깜깜한 우물, 그 깊숙한 곳에 갇힌 듯했습니다.

2005년 남편 일로 중국 상하이에 갔습니다. 그곳에서 신앙 훈련을 받을수록 가족들은 정죄의 대상이 됐고 더 많은 사역에 참여할수록 변화되지 않는 성도들을 향해 손가락질했습니다. 그래도 나만큼은 예수님 제자로 살고 있다고 착각했습니다.

6년 전 미국 애틀랜타 새한장로교회에 출석하게 됐는데 그해 교회 표어가 ‘깨어 일어나라’였습니다. ‘깨어있는 내가 왜 깨어야 한다는 건지…. 무엇을 더 원하시는지.’ 답답했습니다.

4년 전 ‘인생을 변화시키는 그림 일대일 행복’으로 전도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1기 훈련 때는 ‘뭐 별 것 없구나’ 하며 그냥 시간만 채워 수료했습니다. 그다음 2기도 참여해 훈련받으라고 했습니다. ‘성도에게 부담을 주는 교회네. 거참 불편하네.’ 그렇게 피해 다녔습니다.

2기 훈련 개강을 앞두고 조덕기 사모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이 집사가 오지 않아 모두 기다리고 있어요. 빨리 와요.” 그렇게 끌려가는 심정으로 훈련을 받는데 그림 속에 뒤죽박죽 망가지고 깨진 제가 보였습니다. 그동안 잘못된 신념을 믿고 살아왔던 제가 보인 것입니다. 너무나 비참하고 부끄러웠습니다.

“전도 시범을 녹음해서 듣고 연습하세요.” 송상철 목사님의 말씀대로 1과 시범을 녹음했습니다. 그리고 혼자 연습하던 어느 날 탕자형이 보였습니다. 쉬지 않고 죄를 지적하며 사랑 없는 진리의 말씀으로 채찍질하던 장자, 정죄하고 억울해하던 ‘집안의 탕자’는 바로 저였습니다.

말씀 앞에서 무릎 꿇고 죄를 회개하며 얼마나 오랫동안 오열했는지 모릅니다. 타락하고 추악한 죄인인 나를 위해 십자가 죽음의 고통까지 짊어지신 그 사랑! 그 사랑이 얼마나 큰지 형용할 수 없는 은혜에 감사의 눈물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그날 저는 예수님을 나의 구세주, 내 인생의 주인, 왕으로 영접했습니다. 그리고 생명의 복음은 더러운 죄를 드러내고 정죄하는 ‘칼’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정말 인격적으로 영접하는 순간 제 영혼의 병은 치유가 됐습니다. 새 생명을 주는 복음은 죽어있던 저를 살려주셨습니다.

그때부터 저의 선택과 결정으로 얻은 딸과 가족이 주님께서 저를 만나기 위해 보내주신 귀한 보물임을 알게 해 주셨습니다. 그날 딸에게 전화를 걸어 지난날 일들에 대해 용서를 구했습니다. 그리고 예수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날 이후 딸과의 관계가 급속도로 회복됐습니다. 남편, 시어머니, 부모님, 동생 등 끊어지고 깨졌던 관계도 치유되고 회복됐습니다.

딸이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며칠간의 휴가를 내서 집에 왔습니다. 아이의 간증을 들으며 주님이 그 딸을 영혼 구원의 도구로 사용하고 계심을 알게 해 주셨습니다. 너무나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이었습니다.

저를 살리신 생명이 제 안에만 머무는 게 아니고 흘러 더 풍성한 삶을 살게 하시니 너무 감사하고 감격스럽습니다. 그림 일대일 전도 양육자 훈련은 제 인생 근본의 치유를 넘어 제 인생의 방향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림 일대일 전도는 고난 앞에 무너진 영혼에게, 영·육이 병든 영혼에게 필요한 영적인 필살기입니다.

이원희 집사